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물범사랑북극곰 Jul 25. 2023

10번째 5일간

46일째부터 50일째까지

46일째사춘기


오늘은 웹툰 캐릭터들을 덕질 했다. 그리고 새로 산 니트를 입고 기분 좋게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잉? 이게 웬걸! 사진을 못 찍겠더라고~ 요새 사진을 너무 안 찍어버릇해서 그런 거 같다. 

셀카와 거울샷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적용된 듯하다. 물론 사진 잘 안 찍히는 게 내 인생에 그리 중요한 일은 아니다. 그래서 바로 포기하고 잘생긴 웹툰 남캐들에 대한 덕질 집중... 

잉? 그런데 이마저도 금방 흥미가 사라져 버리는 게 아닌가? 왜 이러지? 

그냥 내일 서점에 가서 볼 책이나 찾아보려고 한다. 

지루한 생활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줄 서점 나의 안락한 안식처이다. 공부 때문에 쫓겨야할 고딩이 너무 여유로운 것 같다고? 

그게 내 인생이야! 서점은 내가 사랑하는 장소다. 

내일은 잡학상식들을 모아놓은 책을 보려고 한다. 그런 책은 한 번 읽어서 정보를 얻으면 10% 정도만 아는 내용으로 70%까지 불려서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ㅋ 

내일이 기대된다. 내일 서점 후기를 기대해라!    




46일째갱년기


오늘 KTX를 이용해 새벽부터 날아다녔다 ㅠㅠ 

정상적으로라면 오늘 광주광역시에서 자고 내일 올라와야하는데... 그럴 수 없었다. 

내일이 수능 전 날이기 때문이다. 내가 뭐 할 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덕에 피곤이 가득하다. 일찍 자련다.                                            




47일째사춘기


드디어 서점에 왔다! 너무 좋다. 너무 행복하다. 

들어가자마자 미리 찾아놓았던 책을 검색해서 GET! 나는 천재인가? ㅋ 

이런 거에 천재 운운하는 내가 웃기기도 하지만 뭐라고 표현하던 괜찮은 게 일기의 맛! ㅋㅋ 

어쨌든 그야말로 내가 필요한 책을 찾았다. ‘잘난 척하고 싶을 때 써먹기 좋은’ 어쩌고 하는 책이다. 

제목이 매우 어그로 하지 않는가? 난 이와 같은 류의 책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내가 엄청 잘난 척하기 좋아하기 때문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인생네컷’도 찍고 오빠에게 줄 꽃다발도 샀다. 

내일이면 고생이 끝날 고생한 오빠를 위한 이 얼마나 상냥하고 착한 동생인가? 후후     




47일째갱년기


큰 애 수능을 하루 앞두고, 시험을 볼 고사장을 함께 다녀왔다. 

다행인 것이 집과 아주 가까운 곳에 배치되었다. 

문득 내가 학력고사를 보았던 시절이 떠올랐다. 공부도 열심히 안하고, 놀기에 매진하던 그 시절 ㅋ 

당시에는 12월에 시험을 치러서 지금보다 훨씬 추운 때 시험을 봐야했고 지금보다 난방기구도 좋지 않을 때라 더 추웠다. 물론 시험을 보는 것 자체가 제일 추웠지만... 

좋은 대학에 갈 성적을 얻으면 좋겠지만 그냥 최선을 다해라! 

인간사 정말 짧고 아무것도 아니더라. 그냥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웃으면서 살면 최고더라! 

다만 네가 고생했던 시간이 적절한 성과 돌아오기만 바랄 뿐이다.




48일째사춘기


오늘 오빠 수능이기도 하지만, 중학교 때 친해서 지금도 친한 친구의 생일이었다. 화끈하게 엽사 파티를 한번 거하게 치러주었다. 그래도 만나서 생일을 축하해주지 못 하는 것이 많이 아쉬웠다. 

갑자기 중학교 때가 그리워졌다. 그래서 기억을 더듬어가며 추억팔이를 좀 했는데 어떤 사람들의 인스타 포스팅처럼 눈물 따윈 전혀 나지 않고 웃음만 지어졌다. ㅋ 

그래서 난 중학교 때가 그립고 행복했지만 눈물이 나지 않을 만큼 지금도 행복하다고 생각을 정리했다. 

낯선 고등학교 생활을 걱정했었지만 적응에 도움을 준 고등학교 친구들에게 고맙다. 

아니다! 개뿔이! 나는 습관적인 츤데레 마인드 ㅋㅋㅋㅋ 내 패턴을 깰 수는 없지 ㅋ 

뭐~ 꼭 츤데레 성향을 고쳐야하는 것은 아니잖아? 고치지 않고 즐기련다. 


수능 덕에 노는 날이었지만 오늘 하루가 참 아무것도 한 것 없이 바쁘고 재미있게 지나갔다. 

영화도 한 편 보았는데 재미있었다. 언제나 영화는 재미있다. 극장에서 집으로 빠르게 복귀했다. 

오빠 시험 끝나고 가족들 모두 집 근처 조개구이 집에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바쁘게 서둘렀다. 

오늘은 바쁘게 한가했지만(?)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였다. ㅋㅋ 

시험이 끝난 오빠는 곧바로 ‘스위치’를 샀다 ㅋㅋㅋㅋㅋㅋㅋ 바보 오빠! 

시험 결과가 어떻게 나오던 그때 가서 고민하고 그냥 오늘은 다 잊고 먹고 마시자는 엄마, 아빠의 말이 기분 좋게 들렸다. 우리 가족의 이런 정신은 참 내 스타일이다 ㅋㅋ   

      




48일째갱년기


인생 전체에서야 별로 길지 않지만 아이의 인생에서는 기나 긴 수험생의 시간이 끝났다. 

결과가 어찌 나오던 지금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결과는 본인이 책임져야 할 일이지만 일단 너무 수고했다고 격려해주었다. 

수능 날이어도 바깥의 일이 좀 많아서 분주하게 움직이다가 빠르게 귀가하여 수능 끝난 아들을 데리고 단골 가게인 조개구이 집에 갔다. 

예전에 아버지가 그러셨듯이 나도 시험이 끝난 큰 아들에게 소주 한잔을 건넸다. 쓰다고 먹다 마는 아들 녀석에게 “너 이래놓고 나중에 말술을 퍼마시지는 말아라.”라고 농담을 던졌다. 

아내의 표정도 모처럼 밝게 풀어졌다. 정말 고생이 많았던 것은 아내이다. 항상 사랑한다고 말로는 표현하고 있지만 더 많이 못해주고 더 많이 함께 해주지 못해 미안하기만 하다. 그리고 내 아내로서 나와 같은 인생길을 걸어줘서 너무 감사하다. 

우리 가족들이 계속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큰 부도 명예도 필요 없으니 그냥 지금처럼 ‘하하호호’ 지내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49일째사춘기


시험이 끝난 오빠와 ‘로블록스’라는 게임을 했는데 와~ 오빠 정말 못 한다. 바보탱구리다! ㅋㅋ 

정말 정말 엄청 못한다! 겜멍충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어쩌다 잠깐 잘하는 것 같으면 그새를 못 참고 오빠는 어깨에 잔뜩 힘이 넣었지만 금방 바로 게임에서 죽어서 내게 비웃음을 한 바가지 먹었다. ㅋ 

이후로도 이런 현상은 무한 반복 ㅋㅋ 나만 게임하면서 죽도록 웃었다. 

실컷 게임을 한 뒤, 오빠랑 내 옷을 사러 가기로 했다. 야~ 얼마 만에 둘이 외출이람! 

근데 옷 사러 가서는 정작 옷은 구경 안하고 다른 것만 왕창 구경하고 왔다. 

사진으로도 찍었지만 애들이 타는 용도로 만들어진 작은 오토바이 자전거가 인상에 깊게 남았다. 나도 타고 싶다! 나는 무적의 라이더! ㅋ 면허 따면 아빠가 차 사주겠지? ㅋㅋ 

한 달 정도 뒤면 크리스마스이다. 알록달록 불빛이 반짝일 것이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오른다. 

사실 크리스마스 때마다 들뜨기는 하는데 생각해보면 특별히 뭘 한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라는 어감이 좋고, 그 때 느껴지는 분위기가 너무 좋다. 

그런데 내가 갑자기 뭔 소리인가 음 모르겠다. 지금 시간이 새벽 늦게이니 졸린 것이다. 

자야겠다. ㅎ     




49일째갱년기


쩝... 리더십과 전략, 역량, 투쟁력이 모두 결여된 존재가 있는데, 분명히 내 곁에서 없애버려야 할 존재인데 대안이 없다. 

참... 고민이고 암담하다. 세상 일이 다 그렇지만 내 뜻대로 되는 게 거의 없다.

 나 말고 다른 이들도 그럴까? 오늘 같은 날은 심해 속에서 나만 멈춰있는 느낌이다.



                                                            

50일째사춘기


친구들과 만나서 놀았다. 뭐 맨날 놀던 특별할 것 없던... 

솔직히 조금 지겨워서 오히려 다 놀고 집에 걸어갈 것을 생각하니까 기분이 좋아졌다. 

별로 재미도 없고 5시 정도에 빨리 헤어졌다. 

집에 오는 길, 천천히 내 발을 보면서 걸어가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라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었다. 

조금 느긋하던 발걸음을 서둘렀다. 밖에서 혼자 생각하면서 노래 들으며 흥얼거리기까지 여유롭게 보내니까 좋았다. 걸음만 걸은 게 아니라 다리에 근육도 키우면서 신호등과 하늘을 사진 찍으며 야무지게 집에 왔다. 

철인인 줄 알았는데 집에 오니까 힘들었다. 괜찮다. 빨리 자면 된다. ㅎ 

나는야 우리 집의 잠자는 계란 ^^     

 



50일째갱년기


원래 내 철칙 중 하나가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있는 것인데, 오늘은 정말 모처럼 토요일에 외출을 했다. 

지방에서 올라오신 아는 형님께서 본인의 서울의 지인 분 갤러리에서 포트럭 파티를 하자고 하시기에 참석한 것이다. 

벽돌로 지어진 4층짜리 건물에 위치한 갤러리는 정말 예쁘고 예술감으로 충만했다. 

사람에 비해 적은 와인과 치즈, 과일로 플레이팅 된 자리는 정말 만족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우리의 귀를 정말 풍요롭게 만들어준 오래된 오크바디로 꾸며진 스피커가 내는 음색이란... 

가볍게 취하고, 여유롭게 분위기를 즐기는 모처럼 만의 자리였다. 

이런 자리가 늘 좋은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극치의 포만감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오늘 하루쯤은 가족들과 아니어도 행복한 토요일이었다. 

아주 가끔씩만 누리는... 

 

           



이전 09화 9번째 5일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