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행동이 어떤지 모른다.
요즘 이상한 사람이 참 많다고 느낀다. 이상 하다기보다는 무례하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무례라는 말을 사전에 찾아봤다. '태도나 말에 예의가 없음'을 뜻하는 한국어 명사라고 나온다.
어디서나 있어 왔지만 크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피하거나 참아 왔는데 한계가 오는 것 같다.
학교에서 기본 소양을 가르치며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과목들이 생겨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인성 태도(마음가짐)-정직, 책임감, 성실성, 존중, 예의범절
•사회적 소양-의사소통 능력, 협력 팀워크, 갈등 해결능력, 사회규범 준수
•기본지식-일상생활 상식, 기초 학문지식, 정보활용 능력
•자기 관리 능력- 시간 관리, 감정 조절, 건강 관리
•직업윤리-전문성 향상 노력, 고객/이용자 존중, 안전의식
이런 것들만 잘 배워도 살아가는데 충분히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너무 큰 바람일지도 모르겠다.
아이들과 극장에 영화를 보러 갔다. 남편은 알바 막바지로 너무 바쁘다. 바다에 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오기에는 힘들 것 같고 영화를 보러 다녀왔다. 오후에는 비가 많이 온다고 했다.
토요일에 시작된 비는 월요일까지 내린다고 했으니 작은 아이의 방학이 끝나게 생겼다.
문화체육관광부 X영화진흥위원회에서 전 국민 누구나 6천 원 할인이라는 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인지
단체 관람을 온 것인지 오랜만에 극장가가 들썩 거릴 정도로 시끌벅적 하니 뭔가 어색하다.
저번 주만 해도 한 산해서 극장을 대여해서 영화를 보는 듯했는데 활기로 가득하다 못해 마비가 될 지경이었다. 여기저기 팝콘을 든 사람들로 고소한 향이 진동을 한다. 큰 아이 작은 아이도 빠질 수는 없다.
아이들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는 어린 시절에 친근했던 스머프를 보게 되었다.
한 참 몰입해서 보고 있는데 중간에 늦게 들어온 가족 무리가 오른쪽 구석자리에 앉았는데 앞뒤로 아이 한 명씩을 데리고 앉았다. 엄마와 딸이 나와 같은 줄에 끝 쪽에 앉아서 딸은 앉았다 일어났다 돌아다니기까지 하고
엄마는 다리까지 올리고 앉아서 휴대폰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영화 보는 중에 불 빛이 보여 신경이 자꾸 그쪽으로 갔다. 영화 시작 전에 '휴대폰 잠시만 안녕'이란는 영상도 나오는데 잠시만 확인하고 말 줄 알았다. 구석이라서 괜찮다고 생각을 한 건지 고개를 휴대폰에 고정하고
주위 신경도 쓰지 않고 끝날 때까지 그러고 있어서 화가 났다.
영화 보는 도중에 일어나서 갈 수가 없어서 한 손을 오른쪽 눈 옆에 붙이고 봤다.
아니 그럴 거면 극장에 왜 온 건지 모르겠다. 한 소리 할까 하다가 같이 있는 딸도 너무 어리고 큰 소리 내 기도 좀 그랬다. 작은 아이도 예민해질 것 같아서 참긴 했는데 짜증이 밀려왔다.
예전에 작은 아이 7살 무렵이 생각났다. 아이와 산책을 하려고 뒤에서 밀어줄 수 있는 손잡이가 달린 자전거를 타고 나갔었다. 뭐 때문에 심술이 난 건지 자꾸 업어 달라고 해서 자전거를 타고 가자고 달래고 있는 중이었는데 한 할머니께서 엄마 말 안 듣는다고 "지집아가 엄마 말도 안 듣고 못 쓴다"며 큰 소리로 화를 내시는 통에 아이는 울고 불고 난리가 났다. "장애아입니다. 그냥 지나가 주세요"라고 했더니 엄마가 애를 잘 못 가르쳤다고 역정을 내시고 할아버지께서 끌고 가듯 자리를 떠 나셨다.
그날 나는 아이를 업고 자전거를 밀면서 한 시간을 걸어서 집에 와야만 했다.
장애 아이를 키우다 보면 힘든 일이 다반사라고 하지만 타인에 의해서 하루가 망쳐질 때가 종종 있었다.
다 큰 애를 업고 다닌다고 흉보는 사람도 많았고 겉이 멀쩡해 보인다고 아프냐 아프냐고 쿡쿡 찔러 대는 사람들 속에서 견디다 보니 많이 무뎌진 줄 알았는데 무려함의 끝은 없었다.
통영 해안 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아이들과 주차장도 넓고 뷰가 좋은 CU편의점에서 스트레칭도 하고 아이크림도 먹자며 들어갔다. 들어갈 때 우리는 모두 인사를 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도 인사를 하고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데 카운터에 계셨던
나이 지긋한 신 할아버지께서 다가와 대뜸 하시는 말씀이
"아이들을 얼마나 엄격하게 키웠으면 아이들이 저리 인사 잘합니까?"
말 문이 막히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귀도 막히는 기분이었다. 인사를 잘하면 좋은 거 아닌가?
내 인상이 차가운 편인 건 맞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저런 말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큰 아이는 90도 폴더 인사를 자주 하는 편이다. 학교에서 너무 과도하게 예의 바르다는 말을 종종 듣기도 했다. 그래서 엄마가 무서우신 거 아니냐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 나는 이 부분이 참 억울하다.
그냥 어디를 가든 인사를 잘했을 뿐이다. 애들한테 인사를 하라고 가르치는 것보다 내가 하니까 애들도 자연스럽게 인사를 해야 되는 거라고 인식해서 하는 것뿐이다.
할아버지께서 장난스럽게 말씀하셨다며 덜 속상했을 것 같다. 진지한 말투로 아이들을 쓱 훑어보시고 건넨 한마디에 화는 못 내고 "그럴 리가요? 저도 인사 잘해요?"로 마무리했다.
차에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물어봤다. "엄마가 그렇게 무섭게 보여?"
"안 웃으면 인상이 차갑기는 해요. 하지만 최고의 엄마니까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말에 기분이 좀 좋아지기는 했다. 나름 아이들과 시간을 함께하며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선택권을 아이들에게 많이 주고 있다.
너의 행복이 최우선이라고,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해주는 나인데..
억울해~ 억울하다고. 왜 이렇게 무례하게 구는 사람들이 많은 건지 모르겠다.
생각나는 일들이 많이 있지만 안 좋은 기억은 빨리 지워 버리는 게 상책이겠지.
두통이 밀려오는 것 같다.
오늘도 나를 만나러 와줘서 고마워.
무례한 사람들에게는 친절할 필요가 없다고 했어.
그런데 자기가 무례하다는 것을 모르다는 게 참 문제야.
이제 안 참아질 것 같은데 어쩌지?
애들이 같이 다니니까. 눌러는 봐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