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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직장인의 취미, 그 이상의 의미

by 만숑의 직장생활 Jun 29. 2023

퇴근 후 녹초가 되어 잠시 눈 붙이기도 바쁜 현대 직장인들에게, 취미는 Fun을 위한 사치일 뿐일까? 아주대학교 김경일 교수의 강연을 참고하여, 직장인이 "필수적으로" 가져야 할 취미의 중요성을 재정의해본다.


우리는 한 분야에 오래 일하면서, 많은 지식과 경험을 쌓아가며, 업무와 본인 스스로에 대한 눈높이가 자연스레 높아진다. 즉, 직장 업무에서는 성취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아져, "스스로가 잘한 일에 대해서 칭찬하거나 감탄할 만한 기회가 적어지는 과정을" 겪게 되고, 건조하며 무의미한 직장 생활을 영위하게 된다.


힘겨운 사회생활에서, 스스로를 아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본인에 대한 진심 어린 칭찬이다. 해당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분야에서의 취미 활동"은 다시 한번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초심자"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초심자이기 때문에, 작은 노력에도 눈에 띄게 발전하는 본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본인의 전문 분야에 비해, 감탄의 역치가 낮기 때문에, 적은 투자 비용으로, 높은 효율의 동기부여 되는 삶을 누릴 수 있다. 흔히들 얘기하는 삶의 활력소, 나에게 감탄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라.


둘째, 일반적으로, 같은 직장에서 만나는 동료들은 본인과 비슷한 환경에서 성장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직장인이 되기 위해선 일반적으로 거쳐야 하는 Route가 있고, 경제적 지위, 문화적 소양, 생각하는 방식 등이 비슷한 사람들이 해당 Route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해당 Route에 올라타게 되면, 그와는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는 매우 쉽지 않다. 주위를 둘러보면, 회사원은 회사원 친구들이 대부분이고, 운동선수는 운동선수 친구들이 대부분이지 않은가?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소설가, 요리사, 사업가들과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는 기회는 쉽지 않다. 그런 전혀 다른 배경의 사람들을 엮어줄 수 있는 강력한 매개체가 바로 취미이다. 특히 직장 밖 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취미 활동에서는, 모두가 동일한 취미를 중심으로 모인 집단이기 때문에, 경제적 지위, 문화적 소양, 생각하는 방식에 상관없이 쉽게 어울릴 수 있다. 직장 세계와는 또 다른 세상을 접하면서, 사람은 다채로워지고, 생각은 넓어진다.


셋째,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업무에 몰두하게 되거나, 사람들과의 관계에 몰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심한 경우, 퇴근 이후에도, 직장에서 받았던 정신적인 압박감과 관계에 대한 과도한 몰입을 떨쳐 내기 힘들고, 여기에서 오는 과한 스트레스로 심신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취미는 머릿속에 남아 있었던 직장에서의 잔상들을 Shut-down 시켜주고 전혀 다른 몰입을 시켜 줌으로써 "직장에서의 업무나 사람의 관계가 아무것도 아닌 것"을 환기시켜 준다. 직장에서 하던 일 못지않은 자유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취미를 가짐으로써, 새로운 에너지의 원천을 얻을 수 있다.


넷째, 나는 내가 무엇을 좋아할지 아직까지 모른다. 10대 때는 아무 생각 없이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공부만 했고, 20대 때 주위에서 주워들은 정보만을 가지고 취업한 회사가, 평생 본인의 삶을 결정한 것이 되어 버린다. 일을 시작하고 30대가 넘어서부터는 어느 정도 경험도 생겼고, 생계와 무관하게, 어떤 취미든지 시도해 볼 수 있는 경제력도 생겼다. 20대가 30대를 준비하는 시간이고, 30대가 40대를, 40대가 50대를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라고 본다면, 그리고 아직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면, 가벼운 "취미"부터 시작하자. 어떤 취미가, 어떻게 나의 미래를 바꿔 줄 수 있을지 모른다.


직장인의 취미, 그 이상의 의미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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