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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RA Dec 16. 2024



잠은 고요한 문이다.
하루의 끝에서 나를 초대하며
현실의 소음들을 밖에 두고,
가만히 닫혀 버린다.

깊이 빠질수록 더 멀어지는 공간,
낯선 꿈의 조각들이 어둠 속을 떠돌고
나는 그 틈에서 길을 잃는다.
발을 디딜 수 없는 그곳에서
어제와 내일은 모두 흐릿해진다.

잠은 달콤하지만, 때로는 아프다.
머리맡엔 해결하지 못한 일들이 남아 있고
닫힌 문 너머엔
깨어날 용기를 요구하는 세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잠시,
나를 숨겨주는 이 고요 속에서
나조차 잊어버린 나를 만난다.
잠은 짧지만 그 안엔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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