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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RA Dec 14. 2024

충전

충전

하루가 끝날 때면,
나는 조용히 충전기를 찾는다.
지친 기계처럼,
내 몸도, 마음도
무언가로 채워야 한다는 듯.

전선 끝에서 흘러오는 에너지는
내게 묻는다.
“무엇이 너를 비워냈니?”
그리고 나는 대답하지 못한다.
그저 차오르는 숫자를 바라보며
텅 빈 시간을 기다린다.

하지만 충전은
늘 완전하지 못하다.
다 채운 듯한 순간에도
어딘가 부족한 느낌은 남고,
그 부족함은 다시 내일로 이어진다.

결국,
나는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지 모른 채
충전기를 빼고,
또다시 비워질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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