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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Mar 04. 2024

'나'를 찾아가는 여정

세 번의 자살시도 끝에 내가 얻은 것

 나는 세 번의 자살시도를 했고, 모두 살아났다. 약간의 후유증은 있었지만 그래도 약간의 불편함 정도만 감수하면 크게 일상생활에 지장 받지 않을 정도이다. 그 세 번의 자살시도동안 내가 깨달은 것은 지금의 우울과 불안, 그 외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이 꼴도 보기 싫을 정도로 나에게 무섭게 다가오지만 그 과정 역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진짜 '나'란 누구일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진짜 '나'가 누군지 알려면 우선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 지를 알아야 하고, 그 후에는 진짜 '나'의 정의를 내려야 한다. 어렸을 때 내 모습이 진짜 '나'인지, 아니면 지금 살고 있는 내가 진짜 '나'인지 난 모르겠다. 근데 그건 확실한 것 같다. 지금 내 모습이 편안한 상태는 아니라는 것. 우울에 휩싸여 일상을 살아내지 못하고, 불안에 시달리며 잠에 들지 못한다. 살고 있는데 살아있지 않은 기분이랄까.


근데 어쨌든 이 모습도 '나'이지만 이게 본연의 '나'의 모습이라면 난 너무 슬프고 속상할 것 같다. 나의 본체가 우울과 불안이라니. 나의 본체는 행복과 기쁨만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그럴 때마다 난 인사이드 아웃 영화를 떠올린다.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는 정말 나의 머릿속을 그려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여러 가지 감정들이 서로 자기주장을 하는 모습, 그리고 기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 모습. 슬픔은 애써 부정하고 외면하고 거부하려는 그 모습이 나와 정말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슬픔이 있어야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슬퍼서 나는 눈물이 대부분이겠지만, 행복해서 나는 눈물은 더욱 소중하다. 그럴 때가 많이 없기 때문이다. 행복해서 운다는 감정은 나에게는 아직 생소하다. 감동을 받아서 나는 눈물은 이해가 되고 공감도 많이 간다. 내가 조그마한 감동에도 눈물을 펑펑 흘리기 때문이다. 근데 행복해서 운다는 감정은 아직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렇지만 행복해서 눈물이 나올 때 정말 벅찬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어깨너머로 알고 있다. 그래서 그 순간이 기다려지는 것 같다. 행복해서 눈물이 나오는 그 시간.


행복해서 눈물이 나오는 그때, 기쁨이와 슬픔이 만나는 그때가 '나'를 찾을 수 있는 날이 되지 않을까. 그때가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기다려본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던데, 그 약이 좀 쓴 편이라 그냥 단 거 먹으면서 같이 먹는 수밖에 없다. 나에게 행복한 걸 주자. 달콤한 걸 선물해 주고, 나를 웃음 짓게 해 줄 수 있는 그런 거 하면서, 쓰다고 뱉지 말고 그렇게 살아보자. 그럼 '나'를 찾을 수 있게 될 거라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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