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한국인 입맛에 딱!
튀르키예 맛집 투어

튀르키예 음식, 왜 이렇게 맛있나요?

by 사과


비가 왔다. 조식을 먹고 나니 나른해진 효둘과 효삼은 낮잠을 청했다. 효일은 잠이 오지 않아 호텔 로비로 가 편지를 썼다. 깜짝 브라이덜샤워 때 효둘에게 줄 편지와 파티를 함께 계획한 효삼에게 쓰는 편지였다.

지우개가 없어서 로비에서 빌렸는데 데스크에 있던 여직원이 효일이를 엄청 귀여워했다. 효일이는 '조식을 먹고 양치를 하지 않아 입을 가리고 말했는데 '슈퍼 샤이 걸'처럼 보여서 그런 것 같다'라고 추측했다. 그 직원은 효일을 칭찬 감옥에 가두고 터키 사람과 결혼할 것을 추천했다. 뒤이어 다른 남자 직원도 셰프 키스를 날리며 효일을 칭찬했다. 효일이는 태어난 지 3개월 된 아기 체험 같았다고 회고했다.


편지를 다 썼을 무렵 효둘이 깨어났다. 잠이 많은 효삼은 여전히 꿈나라였다.


IMG_6620.JPG 대학생 친구들과 효일, 효둘


효일과 효둘은 밖으로 나가 주변을 구경했다. 한 대학생 무리가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효일과 효둘에게도 요청하길래 두 사람은 흔쾌히 응했다. 하지만 효일과 효둘 모두 영어가 짧아 대부분 대답을 잘하지 못하고 어색하게 끝이나 버렸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잠에서 깨어난 효삼에게 연락이 왔다. 마침 비 때문에 정신이 없었던 상태라 다시 숙소에 돌아가 재정비를 하고 나올 예정이었다.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효일이가 가지고 있던 방 키가 사라졌다. 효삼이 방 안에 있었기에 큰 문제는 없었는데, 효일은 깜짝 놀랐다. 효일은 혼자 그동안 돌아다녔던 길을 샅샅이 다시 둘러보았다. 간절하게 카드키를 찾았지만 아무 데서도 발견할 수 없었다.

왜냐면 효일이 캐리어에 그냥 두고 나갔으니까... 이 사실을 모르는 효일은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혹시나 대학생 무리가 사실 소매치기 집단은 아니었을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상상까지 했다고 한다. 결국 카드키를 찾고 효일은 사람이 이렇게 간사하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키도 찾고, 짐도 정리하고... 우리는 다시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밖으로 나왔다. 터키의 전통음식인 홍합밥과 양곱창, 카이막과 물소우유 등을 맛보았는데 새로운 맛이었지만, 입맛에 잘 맞고 참 맛있었다. 이색적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은 그런 맛이었다.


IMG_6625.JPG


홍합밥은 이렇게 홍합 속을 홍합 살과 볶음밥(?)으로 채운 음식인데, 간이 잘 베여서 너무 맛있게 먹었다. 다만 비닐장갑을 끼고 먹어야 한다는 번거로움과 배가 그렇게 차지 않는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IMG_6632.JPG
IMG_6635.JPG


양곱창으로 만든 고기볶음(?)을 빵에 올려 먹는 메뉴도 시켰는데 비린내도 없고 양도 괜찮았다. 무슨 꼬치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다 맛있었다. 우리는 모두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홍합밥과 양곱창은 생각보다 가격이 비쌌는데 찾아보니 우리가 간 레스토랑이 조금 가격대가 있는 곳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한국 물가에 비하면 저렴하다.)


IMG_6634.JPG


그리고 유명한 카이막 가게에 갔다. 물소우유는 우리가 먹는 일반 우유보다 그냥 조금 더 깊고 짭짤한(?) 맛의 우유 같았다.



IMG_6649.JPG
IMG_6651.JPG


이날 우리의 베스트 메뉴는 '카이막'이었다. 한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유명한 가게라 사장님과 직원들 모두 짧은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었고 정말 친절했다.



밤이 되니 많이 쌀쌀해져 숙소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추웠던 몸을 녹이기 위해 숙소의 사우나로 마무리했다. 낮잠도 자고, 동네 구경도 많이 하고, 맛집도 가고, 터키의 전통 목욕인 하맘까지! 정말 알차고 즐거운 하루였다.


IMG_6668.JPG 수모는 안 가지고 온터라 호텔에서 샀다...ㅎ


효일이와 효둘이는 다음날 있을 효둘의 깜짝 브라이덜샤워에 기분 좋은 설렘과 긴장을 안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이 모든 걸 아무것도 모르는 효둘은 다음날 무슨 일이 일어날지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 채 세상 근심 걱정 없이 편안하게 잠들었다. 고요하고 행복한 밤이었다.


IMG_6653.JPG
keyword
이전 19화튀르키예에서 호캉스 즐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