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관한 여러 서적들이 지적한 바대로 하이테크의 선전국이라고 알려진 일본 사회는 놀랍게도 여전히 아날로그 사회이다. 일본 요코하마시립대학교의 국중호교수가 ‘흐름의 한국 축적의 일본’이라는 책에서 한. 일간 차이를 만드는 세 가지 축의 하나로 지적한 것도 ‘한국은 디지털, 일본은 아날로그’였다. 2020년 유엔의 세계전자정부 순위에서 한국이 2위였던 반면 일본은 14위에 머물렀다. 일본의 대학도 아날로그적 요소가 많이 있다. 그러나 코비드 이후 개선된 테크놀로지 환경은 교수들에게 디지털 도구를 수업과 연구에 사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요즈음 일본대학의 디지털 환경은 어떠한지, 구성원의 디지털 기기에 대한 태도 등도 함께 살펴본다. (위의 이미지는 pixaby의 무료 파일을 이용하였다)
일본 사회 전반에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한다
한국과 비교하여 일본은 아날로그 문화가 강하며,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한다. 예를 들어 감기가 들어 동경도의 한 도시에 위치한 동네 병원에 간다고 치자. 병원에 가면, 처음에 건강보험증 (한국의 의료보험증)을 접수대에서 항상 보여주어야 한다. 현재 마이넘버 (한국의 주민등록번호) 카드에 건강보험증을 통합하고 있으나 마이넘버를 모든 국민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고, 마이넘버를 받는 것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별도의 건강보험증이 여전히 필요하다. 병원에서 건강보험증 확인이 끝나면 접수대 직원이 생년월일과 이름을 물어보거나 접수용지에 쓰게 하여 환자의 기록 차트를 찾아낸다. 후생노동성의 자료 (https://www.mhlw.go.jp/stf/seisakunitsuite/bunya/kenkou_iryou/iryou/johoka/index.html)에 따르면 일본의 중대형 병원들은 의료정보화가 90% 이상 되어 있으나, 규모가 작은 동네 병원들은 50% 정도만 의료정보화가 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많은 동네 병원들이 초진시 작성한 환자의 기록 차트를 종이 형태로 보관하고 있다. 물론 컴퓨터의 데이터베이스에서 환자 기록을 찾는 병원들이 점차 늘고 있고, 동경 시내의 경우에는 이러한 병원들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의사를 만나 상담을 하는 동안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의사가 컴퓨터에 환자의 상태 등을 데이터베이스에 기록을 한다. 그러나, 간혹 종이 차트에 기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일단 의사의 진단이 끝나고 나와서 기다리다가 접수대에서 수납을 하고 처방전을 받는다. 기다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의사의 컴퓨터 데이터베이스와 접수대의 컴퓨터가 연결이 되어 있지 않아, 의사의 처방전이 접수대에 늦게 전달이 되기 때문이다. 가벼운 감기로 예약을 하고 병원에 와도 기다리는 시간이 꽤 길다. 이는 환자들이 많아서 이기도 하고, 의사가 한 환자 당 시간을 조금 여유 있게 할애하기도 하지만, 한국의 경우와는 달리, 환자의 기록과 의사의 진단 내용 등이 병원 모든 의료진의 컴퓨터에 연계되어 있지 않아서 이기도 하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함께 쓰이는 곳은 병원뿐이 아니다. 일본의 학교와 대학, 은행 등 거의 모든 기관에서는 팩스 혹은 우편으로 보낸 서류만을 공식적인 것으로 인정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메일이나 모바일 메신저 등으로 보낸 서류는 접수하지 않는 기관이 많은 것이다. (최근에는 온라인 시스템으로 지원 서류 접수를 하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그렇기에 나이 50대 이상이 사는 가구의 50%가 가정에 팩스가 있다고 한다. 코비드 시절, 학생이 교사에게 숙제를 제출할 때 팩스를 이용하였고, 또 교사가 학생에게 자료를 보내 줄 때도 팩스를 이용한 경우가 많았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내가 있던 대학 근처에 도시락을 파는 작은 식당이 있었는데, 도시락 주문 시 반드시 팩스로 하여야 했다. 일본에서 식당의 팩스 예약은 점점 줄어들고 있기는 하나,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한국에서 식당 예약을 팩스로 받는 곳이 있다면 어떨지 상상해 보기 바란다.
디지털화를 위하여 노력하고 있으나 어려움이 많다
2020년 코비드 19가 본격적 시작되면서 일본 사회의 취약한 디지털 환경이 노출되자 일본 정부는 2021년 중앙 부처인 디지털청을 만들게 되고, 각종 전략을 수립하였다. 전략의 핵심은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를 연계하는 정부 전체의 정보 시스템을 갖추어 전국이 디지털화된 디지털 전원도시를 수립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지방의 5G 인프라 구축, 정부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 마이넘버 (한국의 주민등록번호와 유사) 시스템 구축 등이 포함된다. 2023년 예산은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4조 6천억 원이며, 97%가 정부의 정보 시스템 구축 및 운영에 배정되어있다. 2025년 말까지 전국 1,700 여개가 넘는 지자체가 표준화된 클라우드 기반 정보 시스템으로 연계되어 운영하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다. 이렇게 원대한 계획이 2-3년 내로 달성될 것 같지 않다.
일본 닛케이 신문은 여러 차례 (예: https://xtech.nikkei.com/atcl/nxt/column/18/02317/122600002/; https://xtech.nikkei.com/atcl/nxt/column/18/02456/052300004/)에 걸쳐 디지털청의 사업 진행의 성과 및 문제점 등을 보고 하였다. 이 글들에 따르면 일본은 2021년 정부 클라우드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의 해외 서비스를 채택하였는데, 이러한 해외의 새로운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일본 내의 대기업 사업자들의 지견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지적되었다. 또한 중앙 정부의 모든 부처들과 지자체의 부처들이 협력해야 하는 사업의 성격상, 또 일본 관료 사회의 특성상 피곤할 정도로 밤낮 회의가 많아 일이 효율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더하여 중앙 정부의 계획이 지방자치단체의 실정 및 준비도를 제대로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디지털청을 세워 정부 차원에서 투자와 노력을 하고 있으나 위에서 지적한 문제들과 오랜 기간 정착된 일본 문화의 아날로그적 측면을 고려하여 볼 때 일본이 가까운 미래에 국가에서 계획한 대로 중앙 정부와 지자체의 전 부처가 표준화된 디지털화를 이루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대학은 어떠한가?
코비드 이후 대학의 디지털 환경은 정말 많이 좋아졌다
코비드 19 기간을 지나면서 일본 대학들의 디지털 네트워크 환경이 많이 향상되었다. 코비드 이전의 일본 대학들의 테크놀로지 이용 상황을 분석한 나까무라 (2017 https://eric.ed.gov/?id=EJ1176326), 스즈끼 (2009 https://docplayer.net/15703410-E-learning-in-japan-past-present-and-future.html) 등 일본 학자들에 따르면 일본은 여러 분야에서 기술적 발전으로 유명하지만, 이 발전된 디지털 기술이 교육, 특히 고등교육 분야에 통합되어 사용되는 것은 다른 선진국보다 훨씬 뒤떨어져 있다고 지적한다. 대학의 부족한 디지털 환경과 교육에서 학생과 교수의 면대면 만남을 강조하는 문화적인 특성 등으로 대학에서의 온라인 교육이 지연되어 왔음도 지적된다. 코비드 이전인 2019년 이전까지는 수업에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을 접목시키는 온라인 학습관리 시스템 (Learning Management System 혹은 LMS)이 구축되지 않은 대학도 많았고, 구축되었다고 하더라도 실제 이용률이 20% 이하였다. 한국은 코비드 훨씬 이전부터 이미 모든 대학들이 온라인 학습관리 시스템을 쓰고 있었으며, 더 나아가 스마트 교실을 구축하고 인공지능을 도입하고자 하는 대학들도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일본 대학들이 디지털화와 수업에 테크놀로지를 이용하는 것이 얼마나 늦었는가를 알 수 있다.
코비드가 오면서 이 상황은 바뀌기 시작한다. 코비드로 폐쇄된 기간 중에 온라인 강좌를 제공할 준비가 되지 않은 대학들은 온라인 학습관리 시스템을 급히 구축하고 기반 디지털 시설을 강화하며 교직원을 교육시키기 시작하였다. 비상 시기였기 때문에 의사 결정을 위한 많은 회의 없이 재빨리 테크놀로지 환경 정비가 가능하였던 것이다 (보통 시기 같았으면 이렇게 빠른 의사 결정이 거의 불가능하다). 코비드 이전에 이미 선진적인 기반 시설과 온라인 교육 경험을 갖고 있었던 대학들은 다행히 보다 빨리 온라인 교육을 제공할 수 있었다. 이렇게 코비드 시절, 2년 이상의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면서 일본 대학들의 인터넷의 속도는 빨라졌고 보다 최신의 컴퓨터가 많이 보급되는 등 전반적으로 디지털 환경이 많이 향상되었으며, 교수와 학생들도 테크놀로지를 그들의 수업과 학습에 사용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일본 대학의 디지털 환경이 온라인 교육을 하기에 많이 좋아지면서 코비드 시대가 끝난 후에도 그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대학 강의실에서 다른 대학의 학생들과 화상토론이 가능하며, 대학 캠퍼스 어느 곳에서나 와이파이에 연결되며, 교수 및 대학원생 연구실은 물론 기숙사에서도 빠른 속도의 컴퓨터나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 대학의 행정적인 일들도 종이에서 컴퓨터 시스템으로 수행하고 있다. 물론 코비드 이후 AI (인공지능) 기반의 온라인 학습관리 시스템과 캠퍼스 환경을 만들어 가기 시작한 한국 대학들에 비하여는 벌써 차이가 나기 시작하지만 코비드 이전과 비교하면 일본 대학의 디지털 환경은 그야말로 많이 진보하였다.
학생들 가정의 디지털 환경은 뒤처져 있다
그러나 개인 가정 내의 디지털 환경은 대학만큼 좋아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일본 대학생들은 많이 자취를 하면서 혼자 사는데, 많은 자취생들이 매달 일정 액을 지불해야 하는 와이파이나 광케이블 서비스를 별도로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모바일을 이용하여 인터넷을 사용한다. 이때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이런 학생들은 수업 후의 과제 수행이나 온라인 학습 활동을 자취하는 곳에서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혼자 방 하나에서 자취를 하면서 자신의 모바일을 주로 사용하는 일본의 대학생들의 디지털 환경은 깊이 있는 온라인 학습과 토론을 위해서는 좋은 환경이라고 하기 어렵다. 교수들은 한 팀으로 해야 하는 과제를 부여할 때 팀원 중 몇몇 학생들의 어려운 디지털 환경을 고려하여, 가정에서 보다는 강의실이나 캠퍼스에서 과제의 많은 부분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과제를 하는 데 시간을 넉넉히 주어 학생들이 며칠 동안 캠퍼스 내에서 조금씩 과제를 해 나갈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한다.
코비드 이전에는 테크놀로지 이용에 소극적, 부정적이었다
코비드 시대 이전 일본 대학의 교수들은 테크놀로지를 수업에 이용하는 것에 소극적이었고, 이용 기술이나 지식은 낮았으며, 태도는 부정적이었다. 테크놀로지가 진정한 교육을 방해한다는 입장을 가진 교수들이 많았다. 학생들은 교수들보다 테크놀로지 사용을 많이 하였으나, 배움은 역시 면대면으로 해야 된다는 의견이 강했다.
2006년의 일본 정부의 새로운 디지털 개혁이 시작되면서 대학에 디지털 테크놀로지환경을 구축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교수들이 일방적 강의를 탈피하고 학생 간 상호작용을 활발히 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고자 노력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 개선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8년의 조사에 따르면 50% 이상의 많은 교수들이 이러한 디지털 도구를 효과적, 교육적으로 사용수 있는 지식과 기술이 부족하고 왜 디지털 도구들이 교육에 효과적인 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학자들도, 많은 일본 교수들이 디지털 도구를 학생들이 수업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토론하며, 액티브한 활동을 하도록 하는 데 사용하지 못하고, 주로 교수자신들의 일방적 강의를 위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는 일본 대학 교수들의 수업이 학생들의 창의성이나 문제 해결력을 기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주어진 교육 내용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코비드 이전의 일본 대학의 교수들의 디지털 테크놀로지 이용에 대한 지식과 기술은 충분히 개발되어 있지 못하였으며, 그에 대한 태도는 소극적이며, 그 효과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코비드 이후에는 어떤 변화가 있나?
그렇다면 디지털 환경이 좋아지고 온라인 교육이 모든 대학에서 이루어졌던 코비드 시대를 거치면서 대학 교수와 학생들의 디지털 사용능력은 향상되고 태도는 보다 긍정적으로 변하였을까? 대답은 교수와 학생 모두, 지식과 기술 측면에서는 확실히 ‘그렇다’이고, 태도는 일반적으로 긍정적이나 부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온라인교육 증가: 코비드 시대에 늘어난 교수들의 화두는 단연 온라인 교육이었다. 특히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온라인 교육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주제를 가지고, 교수들이 자신의 사례를 발표하고, 온라인 교육의 전문가 집단의 지식을 배우고자 하는 각종 온라인 세미나 등에 참석하고, 대학에서 주관하는 연수 과정에 적극 참여하였다 (예: https://link.springer.com/chapter/10.1007/978-3-030-99634-5_27). 또한 많은 교수들이 주변에 디지털 도구를 잘 쓰고 효과적으로 온라인 교육을 하고 있는 동료 등과 소셜미디어를 통하여 질의 응답하면서 개인적으로도 배워나갔다 (예: https://doi.org/10.1186/s41239-021-00261-2). 그 결과 코비드 시대에 온라인 교육을 도입한 대학들의 교수들은 그들 대학의 온라인 학습관리 시스템을 사용하게 되었고, 줌 (Zoom) 등 양방향 실시간 비디오 회의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였다. 이외에도 온라인 평가, 온라인 출석 확인 등 디지털 도구를 이용한 수업 전략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학생들의 경우도 디지털 도구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과 지식은 향상되어, 많은 경우 교수들보다 더 다양하게 테크놀로지를 사용하곤 한다.
디지털 도구 사용 증가: 코비드가 잦아들면서 대학들이 캠퍼스에서 면대면 교육을 다시 시작한 이후에도 디지털 도구는 코비드 이전에 비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젠 강의실에서 비디오 회의 시스템을 이용하여 다른 지역에 있는 전문가를 수업에 초빙하거나, 학생들이 iPad와 펜을 이용하여 필기하는 모습은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코비드 시대가 없었다면 이러한 변화가 일본의 대학에서 2-3년 내에 절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긍정적으로 되어 가는 디지털 도구 사용에 대한 태도: 그렇다면 디지털 도구를 대학 교육에 이용하는 데 대한 태도는 어떻게 변화하였을까? 전반적으로는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하였다. 코비드 이전에 디지털 도구를 잘 쓰지 않았던 일본 대학의 교수들의 일부까지도 디지털 도구의 효과와 면대면 수업에서는 하기 어려운 기능들을 보면서 디지털 도구와 온라인 교육에 대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 주고 있다. 이들은 코비드 시대 이후 대학이 면대면 모드로 돌아왔어도 계속해서 온라인 교육과 면대면 수업을 함께 병행하거나 코비드 시대에 이용했던 앱이나 디지털 도구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음: 온라인 교육이 어렵고 힘들며, 시간 낭비라고 느끼기도 한다. 또한 그 효과가 면대면 수업에 비하여 크지 않다고 평가하면서 디지털 도구 활용에 수동적으로 임하고 있다. 일부는 대학에서의 지식 창조를 위한 교육에서는 역시 학생들과 면대면으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코비드 이전의 교육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다. 문제는 그들이 학생들과 대화하는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 강의 수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으로 시공간을 초월한 활발한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모르거나 잊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부정적인 태도를 가진 교수들이 있다고 해도, 그들이 디지털 기기가 없던 좀 더 여유롭고 인간적이던 시대를 그리워하고 있다고 해도, 이제는 코비드 이전의 테크놀로지가 한정된 방식으로 사용되던 시기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학생들의 기대가 달라졌지 때문이다. 학생들은 이미 강의 비디오를 온라인으로 수업 전에 공부하고, 다른 학생들과 온라인으로 토론하고, 과제는 온라인 과제함에 제출하고, 교수의 온라인 피드백 등에 익숙해져서 테크놀로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수업들을 기대한다. 일방적 강의 수업은 필수과목인 경우에는 할 수 없이 수강하지만 선택인 경우에는 기피하는 수업이 된다. 강의 평가 점수도 낮다. 대학도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로 홍보하면서 학생들의 디지털화에 대한 높은 기대를 만족시키고자 한다.
미래 전망은?
정말 코비드 사태가 디지털화에 관한 한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일본의 교육 현장과 정책을 많이 변화시켰다. 그러나, 미래에도 일본대학이 이런 빠른 속도로 변화할까? 아닐 것 같다. 시작은 빠를 수도 있으나, 논의하고 회의하고, 아마도 프라이버시 문제, 저작권 문제, 모든 테크놀로지는 비인간적이라는 문제등이 부각되어 적극적으로 앞서 가는 일은 있기 어렵다는 것이 나의 솔직한 의견이다. 실제로 챗GPT 등 생성형 AI와 AI 전반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지기 시작한 2023년 초에 일본 정부가 발 빠르게 ‘AI의 교육에서의 활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여 학교와 대학에 배포하였다. 학교에서는 생성형 AI의 사용을 학력측정 시험에서는 금하였고 교실에서는 토론의 아이디어 개발에 한정하는 방향을 제시하였다. 대학에서는 생성형 AI의 이용에 대해서 독자적인 정책을 수립하도록 요구하였다. 이에, 일부 대학에서는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실시하면서, 저작권 침해, 정보 유출 등 위험을 이유로 AI 이용에 제한에 초점을 맞춘 세부 가이드라인을 내놓기 시작하였다. AI사용이 몇몇 수업에서 이루어지기 시작하고 있으며, 대학 차원에서도 세계 대학의 추이를 보면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천천히 가는 일본대학들을 보면서, AI의 단점보다는 장점에, AI가 미래의 방향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앞서 가는, 어찌 보면 위험할 정도로 뛰어가는 한국의 사례가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마치 조기 영어교육, 온라인 교육, 이러닝 등에서 일본이 먼저 논의를 시작했으나, 한국이 비용효과성을 생각하지 않고 시행착오를 무서워하지 않고 과감히 교육 현장에 도입하였던 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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