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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하나 있어요.

by 혜성

내 눈을 바라봐주세요.
그대의 그 짙은 눈을 바라보며 묻고 싶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대가 처음 날 바라보았을 때와 같이
알 수 없는 뭉클함이 짙게 깔린 눈동자가 내 눈을 빨아드리면
그제야 오랫동안 품어왔던 바보 같은 생각에
물음표 하나 붙여 그대에게 묻겠습니다.

그대는 여전히 날 사랑하시나요.

이리도 망가진 날,
이리도 부서진 날,
이리도 고장 난 날,
이리도 못난 날,
이리도 나 같은 날
그대는 여전히 사랑하시나요?

그대의 그 짙고 사랑이 가득한 눈동자를 바라보기에
제 눈은 너무나 얕고 씁쓸한데.
그대는 어째서
날 이리도,
날 여전히
사랑하나요.

오래전부터 품어왔던 의문입니다.
그대의 사랑을 무시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그냥 미안해서,
그냥 과분해서,
그냥 행복해서,

외로움을 바라보던,
제 눈에
이젠 당신이 보여서.
사랑이 보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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