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음 사랑은

[오늘은 17, 18화 두 편이 연재됩니다.]

 

 나의 다음 사랑이 기다려진다. 누군가를 한껏 사랑할 때 내게는 온통 그 사람밖에 없어서 다른 누군가를 이렇게나 사랑한다는 것이, 이만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가늠되지 않고 상상되지 않는다. 그가 내게 전부인 지금 그 사람 말고 다른 사랑은, 다음 사랑은 없는 것이다. 언제쯤 그가 나를 온전히 통과해 갈지 모르겠는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 다음에는 응답받는 사랑을 하고 싶다고, 서로가 서로에게 반하는 사랑으로 행복하고 싶다고 나지막이 읊조린다. 나의 사랑의 소중함을 알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내게 나타났으면 한다고, 서로가 서로에게 통하는 사랑으로 가장 진실된 마음이라 서로에게 조심히 다가가, 있는 힘껏 안아주는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고 기도한다.

 나의 다음 사랑을 기대하고 싶다. 욕심내지 않고 조급하지 않고 나의 삶을 살다 우연히 찾아온 사랑에 흠뻑 젖고 싶다. 내게 그런 귀한 사랑이 찾아오리라 믿고 싶다. 내가 좋은 사람이니까, 내가 온 마음을 다하는 내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니까. 내가 이렇게 나를 잘 가꾸고 나를 어여삐 여기며 나에 대한 사랑, 누군가를 향해 줄 수 있는 사랑을 차곡차곡 쌓아두면, 불현듯 이 짝사랑이 내게 찾아왔듯 언젠가 내게 그런 진실하고 전심인 사랑이 찾아올 거라고, 그렇게 그와 내가 우리가 되어 우리의 사랑을 귀하게 여기며 소중히 그 사랑을 가꿔갈 거라고, 또 그 가운데 함께 충만함 속에 거하게 될 거라고 조심스레 믿어본다.

 나의 다음 사랑을 위해 이번 사랑을 잘 보내줘야겠다. 그리고 나로 잘 살고 있어야겠다. 언젠가 내게 나타날 사랑에 대한 예를 다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