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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루비 Apr 20. 2024

수포자 유형 총정리 part3

고마해라. 마이 놀았다 아이가!

뽀로로 같은 녀석들


'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 언제나 즐거워.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생길까'

다들 아시는 메가 히트송이다. 들을 때마다 어찌나 공감이 되는지...


중학생 아이들에게

"얘들아, 자 이렇게 12과목이 있어, 이 중에 제일 좋아하는 과목을 불러볼까?" 하면

체육, 음악, 미술 순서로 각 과목들이 선택된다. 매해 모든 학년에 물어보는 질문이 대답도 매년 똑같다.

"야속한 녀석들. 수학 선생님 앞에서 절대 거짓말하지 않기로 했구나. "  

불쌍한 척을 하면 적어도 한 두 녀석은 작은 목소리라도 수학이라고 얘기해 줄 만한데 아이들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절대", "네버"라며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

때문에 불리는 순서는 달라지더라도 절대 다른 과목이 저 자리를 대신하는 이변은 없다.

그러나

'체육, 음악, 미술 vs 놀기'

라고 하면 저 인기 과목들도 아이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쪼메 위로가 된다)


 


수학을 포기하는 이유 중 가장 솔직하고 명쾌하며 순수한 유형이다.

한마디로 노는 게 제일 좋아서.

공부보다는 재밌는 것이 훨씬 많기 때문에 공부 말고 노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것은 사춘기라서 꼭 그런 것이 아니고 원래부터 그래왔는데 초등까지는 아직 어려서 통제가 안 됐었고 중고등부터는 통제가 안 돼서 드러나는 것뿐이다.


공부를 안 해서 재수를 하는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자기가 놀게 된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초등학교 때는 공부가 쉬워서 놀면서 해도 문제가 없다. 문제가 없으니 놀고 중1은 시험을 안 보니까 마음껏 놀고 중2 때는 중3부터 공부하면 되겠지 하고 놀고 중3부터 공부를 하려 하니 공부가 어려워져서 놀게 되고 고1부터는 정말 노는 게 재밌어서 아예 놀아버리고 고2 때는 고1 때 놀던 습관 때문에 계속 놀게 된다고 한다. 정작 고3이 되면 공부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해야 할 것이 너무 많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몰라 그냥 포기하고 놀았다고 한다.


아이가 학원을 보내도 공부도 안 하고 숙제도 안 하면서 학원에 전기세만 내는 내고 다니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학원을 보내지 말고 돈을 통장에 넣어두는 게 낫다 생각한다.

절대 공부를 포기하라, 기대를 접어라는 얘기가 아니다.

아직 아이가 공부할 준비가 되지 않았고 질풍노도가 끝나지 않았으니 바람이 잦아들고 파도가 잔잔해질 때까지 기다리자는 얘기를 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가 철이 들거나 인식의 변화가 생겨 스스로 열심히 공부를 하겠다고 하면 그때공부를 시야 한다. 억지로 공부를 시키면 결국 고3까지 아이한테 계속 끌려다니게 된다. 아이는 학원을 다니고 공부하는 척이라도 하는 것이 마치 벼슬인 양 행동하게 될 것이다. 만일 아이가 어느 정도는 공부를 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다면 재수까지 바라보고 아이와 타협을 하는 것이 좋다.

 그 후에는 아이한테 맞춤 수학이 가능한 개별 첨삭식 학원을 선택하게 해서 차근차근 기초만이라도 잡아 놓겠는다는 마음으로 다니게 한다. 그러면 당장 내신은 안 나올지라도 재수를 했을 때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고 혹은 아이가 철이 빨리 들어 고3부터 열심히 한다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이 경우는 정말 정말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것임을 알아주길 바란다.


 만약 이 상태보다 좀 더 아이가 말을 잘 듣는다면 학원에서만 공부를 하고 집에서는 자유시간을 갖게 해 주되 자유시간 중 일부는 독서를 하도록 약속을 하면 좋다. 그런데 그럴 녀석이면 공부를 하겠지.


한 가지, 뽀로로 세계관 안에서는 노는 걸 좋아하는 친구 옆에는 노는 친구들만 모이더라.

꼭 놀자고 부르는 외침이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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