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쫌 엉!?, 쫌!
낮은 언어능력
수학은 모든 과목들 중 가장 연습량이 많고 반복과 체화가 필요한 과목이니 재미없는 과목이고 딱딱한 과목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가장 먼저 수학책을 집어던지기 전에 수학 공부를 대하는 태도를 바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라는 것은 문자와 기호로 전달되는데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언어능력이 필수다. 말해서 무엇하나. 수학 뿐만아니라 모든 과목의 기초이다. 그러나 대부분 어렸을 때부터 사교육과 공부만 많이 하다 보니 독서를 통한 언어 능력이 발달되지 않는다. 문제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가 어려워진다는 것인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언어 능력은 필수적이다.
지금 당장,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자녀들에게 간단한 맞춤법이나 문장 호응관계를 알고 있는지 확인해보길 추천한다.
예를 들어 '어깨'를 '얻깨'로 쓰진 않는지, '비록~하다면'이라고 알고있지는 않는지를 확인해보라. 기절초풍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 학원에 다니는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의 대답이었다. 하물며 성적도 상위권인 녀석이었기 때문에 더욱 충격적이었다.
"아, 용케도 수학 공부를 하고 있구나"
"저 국어도 잘하는디요!"
"헐"
초등학교까지는 학원에서 주입해 주는 정보를 습득해서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지만 중고등학생이 되어 공부가 어려워지면 언어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수학의 경우 심화는 말할 것도 없고 현행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 특히 '~의 활용'이라는 제목이 붙은 수학 단원들은 문장제 서술형 문제들이 출제되기 때문에 복잡한 식일지라도 근사하게 풀 줄 아는 학생들도 문제를 읽고 상황을 이해한 뒤 식을 세우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이를테면 '~은,~는,~이,~가,~을,~를,적어도~,~또는' 같은 조사나 부사의 정확한 뜻을 모르니 문제에서 주어진 상황이나 조건을 해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식도 엉뚱하게 적는다.
이런 학생들은 고등학교 올라가면 가장 쉬운 교재로 수업을 해도 개념 이해 자체를 못 해서 진도를 못 나가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하더라도 강사의 입장에서는 정확하게 진단을 내리기도 힘들 뿐더러 알더라도 비슷한 유형을 반복해서 익숙하게 만들뿐 근원적인 해결은 어렵다.
그러니 수학 뿐이겠는가? 모든 과목에서 개념이해가 더디고 어렵게 느껴지니 공부에 힘이 빠질 수밖에.
즉 사춘기라서 공부를 안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공부 자체가 어려워지니 공부하는데 한계에 봉착하게 되고 그것을 극복할 자신이 없으니 사춘기 핑계로 반항하면서 공부를 안 하는 것이다. 내가 능력이 안 돼서 못 따라간다라는 것을 인정하면 너무 괴로우니까 사춘기니 뭐니 갖은 핑계를 대며 학원도 안 가고 공부도 안 한다. 그렇게 해서 나는 공부를 못할 수밖에 없다라는 합리화를 완성한다. 결국 수학은 포기.
이런저런 핑계는 아이들이니 귀엽게 봐주자. 나도 그랬고 글을 읽는 그대들도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만 화살을 돌리기에는 부모들의 역할도 중요하지 않나?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근엄하고 무게감있게 한마디하거나 잔소리 따발총을 백마디 날리는 것보다 아빠, 엄마가 집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진정성있게 받아들여질 것 같은데...(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랬다)
뭔가 다른 좋은 방법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