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49 댓글 8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상처를 받지 않을 것처럼

(6) 꽃잎 물고 날아가는 별들아

by 블라썸도윤 Sep 24. 2024

 한 여름 사무실 문턱까지 볕이 쨍 내리쬘 때 네 명의 직원들은 각각의 양산을 쓰고서 내게 글감 하란 듯이 말을 던져주며 지나간다. 비둘기가 건빵 물고 뒤뚱뒤뚱 걷듯이 나도 이들의 대화를 훔친 것 마냥 주워듣게 됐다.


“난 엄마랑 자주 싸웠어. 지겹게”

“나도 그래 오늘 아침에도 그랬어”

“나는 ~”


 이이들이 오늘은 양산을 안 쓰고 내려간다.

점심 식사 때 못다 한 말을 되새김질하듯이 뱉는다.


“상처를 받지 않을 것처럼 살아가라고


 이 말을 먼저 꺼낸 검정 옷의 주인은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의 초역 부처의 말’을 요즘 최근에 읽었단 건가. 아니면 직장 내에서의 콕콕 박는 상처의 자극 때문에 나온 말일까?


 나는 요새 이 책을 필사하고 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브런치 글 이미지 2

 예전부터 험담이 존재했기에 속담에서도 말에 대하여 많이 구절하고 있다.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등 오래전부터 말은 구사를 잘해야 함을 일렀다. 타인의 감정을 상하게끔 험한 투로 불쾌한 말을 던지는 건 보통 예사로우니 거기에 맞서지 말라는 것이다. 그에게도 티가 있는 법이니 짓 눌려서 기죽거나 인상 찌푸려서 대꾸하지 말라는 것이다.


 맹목적이거나 상대편에게 상처를 줘서 화가 치민 사람의 기색을 보고 호강이라도 가진 양 헐뜯는 말로 일관하는 사람을 피하거나 못 들은  무시하는 게 방패다. 안하무인같이 남의 가시를 빼내려고 두 개의 혀를 가진 이는 가까이하지 말고 내가 귀를 틀어막고 너는 실컷 떠들어라. 쇠귀에 경을 읽어라. 속으로 이 말을 읊어대자. 험담하는 이를 되려 약올려 줘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막말자가 미워서 그를 죽이고 싶은 심정이 든다면 꼿꼿이 이길 수 있다.  스스로의 수치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얄밉게 미운 사람을 충분히 이길 수 있게 된다.

막말을 하는 자는 그야말로 나만 잘났듯이 내가 가진 것을 과포장해서 생색을 내고 어깨에 깁스 댄 환자처럼 본인이 진정 부족한 환자인 줄 모르고 말을 거하게 던진다.

여기에 상처를 받고 쓰라려하면 되레 부족한 상대편이 거친 혀를 더욱 내두르게 돼 있다.

교만해서 자만하지 말고 겸손해야 한다.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에 끼이지 못하게 우월감으로 망해야 쓰겠는가.


 거래처를 가지고 들어오는 바람에 이사의 직급을 훈장처럼 달았던 이는 업체의 날라리과다. (실속이 없고 머리에 무스만 잔뜩 처바른 입만 살은) 업체에 물건이 아주 살짝 지연되어 납품됐다고 (상대 업체와 미리 연락이 다 된 것인데) 나와 이 무스쟁이 밑의 여직원 셋이서 큰 탁자를 놓고 혼자 지껄이는 훈계를 들어야 했다.


 우리 여직원 둘은 눈을 서로 깜박이며 신호를 주고받았다. 시간 때우다 나왔고 그는 입만 아플 것이다. 주체를 실의 하고서 반짝이는 이이 머리카락에 우리 눈은 주시했다. 오늘은 무스를 한 겹 더 처바르고 나왔군. 속으로 이러다 시간이 가고 말았다. 속 뒤집히지 않고 이 미친 그의 뒤통수에서 눈웃음을 쳤다.


 또 다른 이사는 내 아이의 바로 윗상사이며 시간 때우러 나오는 근무자였다. 같은 소속 여직원이 실험을 잔뜩 해놓으면 업무일지에 본인이 한 것으로 작업시간을 올리고 업체의 관리자나 대표가 출장을 오면 어깨가 부스러질 정도로 업무 이외의 쓸다리 없는 심부름과 거친 말을 해댔다.


 심지어 이사라는 사람은 우리집이 재개발 중인데 새로 올리는 아파트가 뉴스의 이슈처럼 무너졌으면 좋겠다고 병신같은 말을 뱉어냈다. 당시 나는 쫓아가서 귀퉁머릴 쥐어박고 싶었으나 잘 참아냈다. 내 아이가 이겨냄처럼.


 며칠 후 부인과 안 맞는다며 신연수역 근방에 원룸을 얻을까도 했다는 이이는 뱉어내는 말대로 본인한테 반사되는 말을 직감하지 못했다. 내 말만 내세우니 옆의 패가 보이겠냐고,

신뢰만 되려 손상된다는 것을 미처 생각지 못하나 보다.


 해외 출장 시 부스 앞에서 내 아이 대표는 말했다. 아주 시원하게.

소현인 나를 그리고 우리 회사를 업체에 내세워줬어. 진국이야!” 이 말을 이사는 회피했나 보다. 또 모자라는 말을 했으니. 괜한 갈굼이 본인의 자존심을 올려 세워준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치매의 정도처럼 모르는 같다.


 해외 출장에서도 잔소리와 불필요한 이외의 난 척을 막 해대서 자회사 대표분이 대신 네가 싸이코다 자존심 구긴 말씀에 이사는 사표를 내고 나갔다. 본인 자신만 인격이 있다고 오인하는 상사는 밑의 여직원을 쓸데없는 갈굼으로 퇴사를 요구했지만 진정 입버릇대로 본인이 짐을 쌌다며 직원들이 좋아했다. 내 아이는 꾹꾹 참아냈더니, 오면서 돌멩이라도 걷어차며 한숨을 길게 뱉어냈더니 사무실 내의 고춧가루였던 막말쟁이가 보따리를 쌌다는 거 아닌가.


 공인의 부인이었지만 그 이유 하나만으로 행색을 포장해서 으스댔던 유치한 모습은 피해 가게 된다. 자동적으로 사람 거리가 멀어진다.


 이렇게 막말자들은 나를 돌보지 않는 흔들바람 모진바람 밖에 안된다. 거친바람은 계속 월차 없이 쏟아낼 수 없다.

'내 덕'도 '네 탓'도 없을 '나'와'남'을 구분짓지 않는 경지'내 덕'도 '네 탓'도 없을 '나'와'남'을 구분짓지 않는 경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내가 조금 더 위처럼 보인다고 과시한다고 알아줄 주변인은 없다.


 법구경에서 일컬음 - 타인에 대한 평가는 늘 조심스러운 일이며 뚱딴지처럼 자주 태클을 거는 이에게 반응하지 말고 피하는 게 좋다.


 보리밭에 밀 나면 밀이 잡초고 밀밭에 보리 나면 보리가 잡초라고 강병화 교수의 와닿는 말처럼 티는 틔어서 잘 보이나 보다.

그래도 막무가내로 자신의 주장을 밀어붙이는 이는 우월감에 넘쳐 꿀떡의 깨소금 맛을 느낄지 모르나 상처를 받지 않은 것처럼 외면하자.


 함부로 깔보는 이가 꼬소하면 나는 한 귀로 흘림으로 고소함을 스스로 짓빻아야겠다.


 그리고 중도를 지켜야겠다. 어렵겠지만 이 책의 다른 면에선 나 또한 기쁨이거나 슬픔을 크게 내색하지 말라고 일렀다. 인간사 새옹지마이니 좋다고 손뼉 치며 나대지 말고 슬플 때 또한 넘어가게 되니 조바심을 갖고 과장된 표현을 스스로 잡으라고 한다. 중간의 입장은 그저 조용히 살아가라는 의미일 것이다. 참는 습관이 되면 옆의 사람이 씨부렁씨부렁 대도 안 들은것 마냥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지.


 타우라스 산맥에선 두루미가 돌멩이를 입에 물고 날아간다네. 울음 소리가 안 나게 해서 천적인 독수리에게 먹히지 않으려고.


 입다뭄이 주위의 거친 환경을 버틸 수 있다나.


중립 중도의 길을 법구경이 윤리 시간처럼 지도한다. 입에 지퍼라도 달아야겠다.


브런치 글 이미지 4








이전 05화 피톤치드 숲냄새 따라서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