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잘못일까?
7월 태국의 중요 뉴스는 캄보디아와의 전쟁소식이었다.
2025년 5월 26일 양국 교전으로 캄보디아 군 한 명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고, 서로 상대방이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7월 16일 국경지대에서 지뢰가 폭발해 순찰 중이던 태국군 3명이 부상을 입었다.
태국은 매설된 지뢰가 소련제인 점으로 캄보디아군이 사전에 계획한 도발이라 했고, 캄보디아는 부인했다.
태국은 F-16 전투기 2대와 그리펜 2대를 출격했다.
7월 24일 캄보디아의 로켓이 태국 주유소와 세븐일레븐, 병원 등에 떨어져 민간인 10명이 사망하고 30여 명이 부상당했다.
대한민국 외교부는 태국-캄보디아 국경 지역에 여행 경보를 상향 조정했다.
7월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두 국가의 국경 충돌이 계속될 경우 두 나라 모두에게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7월 28일 두 나라는 기다렸다는 듯이 즉각 휴전에 합의했다.
태국은 동남아시아 대륙부 (인도차이나 반도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왼쪽과 위로 미얀마, 오른쪽으로는 라오스, 남쪽으로는 캄보디아, 아래로는 말레이시아와 국경을 이루고 있다. 모든 나라가 그렇지만 태국도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나라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
미얀마, 말레이시아, 캄보디아와 사이가 좋지 않다. 오랫동안 영토분쟁을 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태국산 제품을 미얀마에서 많이 수입하고 있긴 하다. 라오스와는 ‘우정의 다리’를 국경에 건설하는 등 사이가 좋다. 언어와, 전통 옷이 비슷하고, 태국 돈을 라오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방력은 비교가 안 될 만큼 큰 차이가 있다. 태국은 세계 25위, 캄보디아는 95위이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국경 문제 때문에 과거부터 현재까지 쭉 사이가 좋지 않다. 이번에도 국경의 특정 지역을 두고 오랫동안 벌여온 영토분쟁 중 하나였다.
1863년 프랑스는 캄보디아를 식민지로 삼았다.
1904년 프랑스가 동남아시아 대륙부를 식민화할 때 프랑스-시암(태국) 국경 조약을 맺고 이 과정에서 태국 영토 일부를 캄보디아에게 넘겼다. 그때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영토를 태국의 영토라 계약한 바가 있었다.
1907년, 프랑스가 캄보디아의 영토를 잘못 측정하는 바람에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이 캄보디아의 영토로 편입되었다. 문제는 태국 시암 정권이 이를 발견하지 못했고, 프랑스령 캄보디아는 자신들이 되찾은 고토라 생각하며 해당 영토를 관리해 왔다.
이것은 국제사법재판소(ICJ) 판결에 크게 영향을 주었다. 판결에서는 프랑스의 식민지적 세태와 측량 사고 역시 비판적으로 언급했으나 기본적으로 해당 영토 자체는 시암 정권에 이의제기 없이 진행된 사안으로 보았다. 1934년, 시암에서 뒤늦게 발견했으나 프랑스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이후 1950년대부터 태국군을 파병한다.
이 분쟁은 처음 캄보디아가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1950년대에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의 소유권 중심이었다. 이 사원은 크메르 제국의 사원으로 힌두교의 시바신을 위해 9세기 초부터 건설되기 시작하였다. 힌두교가 쇠퇴하자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은 불교 사원으로 바뀌었다. 이 사건은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되었고, ICJ는 1962년에 캄보디아의 소유권을 인정하였다.
국제사법재판소는 사원을 영토로 지정하지 않고 강을 지정해 오히려 사원의 위치가 캄보디아에 가까운 점, 캄보디아가 50년간 실효 지배해 온 점, 역사적으로 캄보디아의 크메르에서 기원한 점 등을 들어 캄보디아의 손을 들어줬다.
캄보디아는 2008년 이 사원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하였다. 두 나라의 국경이 공동으로 구획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이 사건을 계기로 공개적인 갈등으로 번졌다.
충돌로 인해 ICJ에 명확한 설명을 재요청했고 2013년 ICJ는 다시 캄보디아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판결로 이어졌다. 이 분쟁은 10년 넘게 가라앉았다가 2025년에 다시 발생하여 분쟁 발생 이후 최악의 전투가 벌어진 것이다.
태국과 우리나라와의 인연은 1950년 6.25 전쟁이 일어났을 때,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파병 해준 나라이다. 3년간 육. 해. 공군 병력 6,326명과 의료지원단을 함께 파견해 주었다. 그 당시 굶주렸던 우리에게 4만 톤의 쌀도 제공해 주었다. 태국과 우리는 오랜 친구 나라이다.
2018년에는 한국에서 건조된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 이름의 군함이 태국의 바다를 지키고 있다.
<나무위키 참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곳 대학교 콘도에는 흥겨운 음악 소리가 크게 들려오고 있다. 지금은 태국 전역에서 왕립 마히돌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이 큰 꿈을 안고 학교에 들어오는 때이다. 아마 태국 아이돌 그룹이 신입생 환영파티에 초대되어 온 것 같다. 대형 경기장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 소리와 젊음의 함성 소리가 깊어 가는 밤하늘에 열기를 더하고 있다.
음악 소리를 들으며 다시 글을 쓴다. 뉴스에서는 국경 지역의 분쟁 소식을 전하며 사망자와 부상자 숫자를 말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전쟁은 전혀 찾을 수 없다.
모든 것은 사라져 자연 속으로 스며든다. 오래전 웅장했던 앙코르와트 문명도 찬란했던 부귀영화가 지난 다음에는 자연의 밀림 속에서 나무줄기와 함께 발견되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한여름 밤의 꿈처럼 한순간일 뿐이다. 한 치 앞의 이익을 위해 죽고 죽이는 싸움은 서로에게 상처가 될 뿐이다.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어리석은 전쟁은 이 지구상에서 사라져야만 한다.
나의 작은 소망은 헛된 망상일까?
*인도차이나 반도는 인도와 중국 사이에 위치한 동남아시아의 대륙부입니다. 인도차이나 반도라는 명칭은 인도와 중국만을 강조하고 그 안의 다른 나라들을 뭉텅그려서 부르는 이름으로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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