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극복D-24] 3.제한 없는 아바타 세상

D-24 스타일 경쟁력

-제한 없는 아바타 세상

스타일을 가장 빠르고 간편하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옷차림이라면, 타투나 피어싱을 더해 기억에 남을 만한 인상을 주고 싶었다. 나도 이효리처럼 팔 뒤에 타투를 하고 싶었는데 주변의 시선이 어떨지 망설여졌다.

무엇보다 내 생각의 전환이 필요했다.

타투하기를 망설이고 있던 때는 코로나19 시국이었다. 연말 타종행사를 ‘메타버스’에서도 한다고 해 친구들과 모이기로 약속했다. 온라인상에서 아바타 차림의 모임이지만, 진짜 만남인 양 들떠 곧장 타종행사를 진행하는 메타버스 어플에 가입하고 아바타를 꾸몄다. 

내 아바타는 청바지에 줄무늬 티셔츠 차림으로, 평소 나의 옷차림과 아바타가 똑같아서 흡족했다. 타종 행사장에 어렵게 접속해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친구들을 기다렸다. 그런데 접속자가 많기도 했지만 바로 옆에 서있다는 친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

어렵게 만난 친구들의 아바타를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평범한 직장인 아저씨가 된 동갑내기 친구는, 빨간색 머리를 힘껏 끌어올려 묶고 힙합바지를 입고 나타났다. 또 한 친구는 남자인데 치마를 입고 달랑거리는 귀걸이를 단 여장을 하고 나타나기도 했다. 

친구들의 제한이 없는 자유로움에 나도 용기를 얻어 아바타를 다시 꾸몄다. 아바타를 새롭게 꾸미다 보니 나를 제한하는 것이 어떤 것들인지 짐작이갔다.

평소 즐겨입지 않던 치마를 입는 다는것도 어색했지만 여자인 내가 남자 아바타로 설정하기는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니 내 몸에 타투를 하기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없던일이 됐다.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깍으랬다고 차선책으로 오른쪽 귓바퀴에 피어싱을 하나 더 추가했다. 새로 뚫은 피어싱 자리에는 열정이 필요한 날은 빨간색 피어싱을, 마음의 평화가 필요할 때는 푸른색 피어싱을 해 그날을 표현한다. 거울 속 피어싱을 볼 때면 좀 더 열정적으로 움직이자고 스스로 다짐한다. 

나는 나를 가두었던 제한을 조금씩 조금씩 허물어 가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