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좋아하는 엄마의 욕심

좋아하는 책 한 권쯤은 있는 아이로

by 조이현

틱톡과 인스타의 숏츠.

수위조절조차 되지 않은 무분별한 유튜브 영상들.

자극적인 주제와 화려한 영상으로

우리에게서 생각하는 기회를 앗아가는 것들이 있다.


이것들이 차고 넘치는 이 시대에 아이를

'사유하는 사람'으로 키우자니 고민이 많다.

영상을 아예 금지하자니 요즘 시대에 맞지 않는 교육법인가... 싶고.. 영상을 보여주자니

도파민에 절여질 아이의 모습이 예상되어

결심이 서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책'을 택했다.

나의 경험 상 책만큼은 아이에게 상상할 틈을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 나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주변에 밭과 바다가 전부였던 깡촌에 살며

사교육 하나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나에게

책은 좋은 놀잇감이었다.

땅을 파며 놀고 벌레구경을 하고 산책을 해도 시간이 남아돌았던 나는 자연스럽게 책을 들었다. 한번 읽은 책들은 무수히 많은 질문을 낳았고

비슷한 분야의 다른 책을 찾아 읽을 동기가 되어주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유년기 시절, 책에 대한 흥미는 지금까지 이어져

여전히 책을 좋아하고 그 세계를 동경한다.

tv와 폰 속에는 없는 책의 여백을 사랑한다.

그리고 살면 살수록 책 읽기를 즐길 수 있어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습관을 만들어준 과거의 어린 나에게 고마움마저 느낀다.


내 아이도 그랬으면 좋겠다.

아이 교육에 있어서 욕심내지 않겠다 다짐 또 다짐하지만 이것만큼은 욕심 내고 싶다.


내가 읽고 싶은 책 한 권쯤 말할 수 있는 것.

그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을 수 있는 것.

친구에게 재밌었던 책으로 추천할 수 있는 것.


이 끝에 생각하고 고민하고 최선의 결정을 하는

내 아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책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고, 인생의 큰 선택들을

현명히 해나갔으면 좋겠다.


영어단어, 수학문제 좀 못 풀면 어때.

책을 읽으며 네 생각이 바로설 수 있다면 충분하지.

그런 바람으로 주말마다 동네 도서관 투어를 다닌 지 벌써 2년째.

아이는 어느덧 자연스럽게 도서관 가방을 챙기고 좋아하는 책의 위치를 기억해

혼자 책을 꺼내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무료할 수도 있는 도서관 나들이를 즐거워해주는 아이가 고맙고 대견하다.

도서관 나들이만큼이나 공을 들이는 것이 잠자리 독서다. 아이가 그만 읽겠다 할 때까지 소리 내어 책을 읽어준다.

잠자리 독서는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다. 아이와 낮에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의 하루를 알 수 있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어 수면에도 도움이 된다. 아이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다.



최근 '장수탕 선녀님'에 푹 빠진 아이가

난생처음 목욕탕을 다녀왔다.

사우나하는 내내 덕지(주인공)와 선녀님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아이의 말간 얼굴이 귀여웠다. 선녀님이 정말 목욕탕에 산다고 믿는 걸까?

그 순수함에 웃음이 났다.

목욕 후 요구르트를 먹으며 책 내용을 또 한참 말하기까지! 의도치 않았지만 완벽한 독후활동이었다.

이런 시간이 앞으로도 많았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아이가 언제까지 내가 이끄는 대로 독서를 즐길지는 알 수 없다.

평생독자로 키우겠다는 것은 어쩌면 내 욕심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책의 힘을 알고 있기에,

책 덕분에 삶이 풍요로워지고 편안해질 수 있다

믿기 때문에,


내 힘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아이와 함께 읽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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