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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프다.
먹을까 말까 고민한다.
먹지 않으면 언젠가 쓰러질 테고
먹으면 위장이 고통스러워질 테다.
왜 소화를 못 시키니.
살려고 먹은 죄 밖에 더 있을까.
수은을 삼킨 듯 위가 타들어 가고
매운 두드러기가 두피를 벗기고자 한다.
붓기에 살갗이 무감각해지고
복부에 가스가 차올라 갈비뼈까지 몇 갠지
콕콕 찌르며 센다.
그래도 배고픈 편안보다 먹는 고통을 택하는 게 삶.
삶을 사랑한다.
소화불량 같은 삶이라 할지라도
사랑하는 이가 있어서.
소화제 같은 사랑을 믿어서.
먹지 않아서 영원히 자는 쪽보다
비장하게 씹고 잠 못 이루는 쪽을 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