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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그럴 수 없는 세상살이.

[D-67. Sentence] 나 혼자 산다.

by Mooon

D-67. Sentence


"나 혼자 산다."


MBC

1차 결과보고서 제출을 위해

어떻게 시간이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정신없이 하루가 흘러갔다.


오전 내내

첫째 아들은 옆에서 학원숙제하고

나는 계속 보고서 작업을 했다.


지금 프로젝트를 함께 하고 있는

미국에 있는 동생과 전화하며,

나에게 일을 맡긴 선배와 카톡전화하며.

1차 결과보고서 제출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날이었다.


그 와중에

첫째 아들이 드디어 학원에 가고

잠시나마 라떼 마시며,

일도 마무리하고, 읽어야 할 책도 읽으려

집 앞 카페에 나갔는데,

어인일이지...

둘째 유치원 하원시간은 다가오는데

순시 간에 눈이 폭포수처럼 쏟아졌고.


나는 짐을 싸서

집으로 달려가서 우산을 챙기고,

외부에 주차된 자동차의 커버를 덮어씌우고,

하원차량 정류장으로 돌진했다.


하원한 둘째 아들과 함께

둘째 머리도 자르고,

집으로 돌아와 다시 보고서 작업을 했다.


예상치못하게

계속 수정반복이 되는 보고서 작업으로

저녁준비도 못하고,

둘째를 데리고 저녁을 사서

첫째 학원 앞으로 첫째를 데리러 가,

차 안에서 저녁을 먹이고 교회에 다녀와

지금은 오늘까지 넘기기로 한

보고서 작업을 하고 있다.


둘째 유치원 차량을 기다리며,

아침에 듣지 못한 한경 모닝루틴을 듣는데.

경제성장은 더디고,

물가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고,

이유는 기름값 상승이고,

기름값 상승원인은 환율 상승이라는 뉴스였다.


순간, 눈앞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눈이 쌓여

자동차들은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었고,

달러가 오르니, 원유값은 오르고,

물가가 오르니, 사람들은 소비에 위축된다는 생각에.


갑자기…

이 세상에 혼자 산다는 것이 가능한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에서

말하는 나 혼자 사는 것의 개념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론적으론...

이 세상은 모든 것이

다 연결연결 되어있기에

절대로, 혼자 살아갈 수 없다.


겉모양은 혼자 살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나는 건강해도 내 가족이 아프면

나도 아프고,

아무리 내가 무엇인가 계획해도

예측할 수 없는 날씨로 인해

내 계획은 무의미해지는 경우가 다반수이다.


나 혼자 산다?

결코 그럴 수 없기에.

나에게 허락하신 사람들.

나에게 주어진 집과 자연과 나라.


모든 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시 말하면

모든 것에 내가 감당해 나아가야 할

나의 온전한 몫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오늘이다.


그런데...

난 언제 보고서 작업을 마칠 수 있을까.

어서 작업해서 넘기고

내일 오전은 좀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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