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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멀마미 Jun 20. 2024

3화.
진눈깨비가 흩뿌리던 겨울이었다.







꿈에서도 잊을 수 없이

아련하게 생생한

그날의 조각들이

퍼즐처럼 맞춰졌다.







리셋일 이전,






나에게 더 이상

의미 없는 시간들은

새털처럼 날아가버리고







리셋일 이후,





나의 소중한 기억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소리 나던 너의 신발

활짝 웃을 때마다 보이던 너의 보조개

곤히 잠잘 때 들리던 너의 숨소리까지








세상 그 어떤 보석보다

영롱한 나의 보물들.









나의 첫 번째 리셋일은 

2016년

그리고

진눈깨비가 흩뿌리던 

겨울이었다.







평화롭다 못해 지루하던

평범한 어느 오후 2시.








여느 때와 다름없는

보통의 검진차 들른 병원에서

의사의 

흔들리는 동공을 보고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다.








처음인데

모르는데

어색한데

떨리는데






내가 어찌 알았겠나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리셋일이 

나의 뒤통수까지

쫓아온 줄은 

정말 몰랐다.









의사의 눈동자 속에서 

떨고 있는 

나를 대신해






남편은 

다음날 다시 오겠노라며

내 손목을 

잡고

도망치듯 







병원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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