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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비교병 클리닉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 방법

by 태섭

SNS에 보이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완벽하다. 잘생겼는데, 몸도 좋다. 한강뷰 아파트에 포르쉐 자가용까지 타고 다닌다. 팔로워도 많고, 댓글을 보니 성격까지 좋아 보인다. 사람 자체가 여유 넘쳤다. 나도 저렇게 여유 넘치게 살고 싶다. 몇 살이지? 아니 나보다 나이도 어리네. 도대체 뭘 어떻게 한 거지? 부럽다. 나도 따라가고 싶다. 나는 점점 배 나온 아저씨가 되어가고 있는데..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완벽하지?"


SNS을 보다 보면 한숨이 나온다. 괜찮다. 사실 그런 기분은 누구나 한 번식 느낀다. 오늘은 그 마음의 슬픔을 조금 내려놓자. 비교 대신 나만의 가치를 찾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실물은 아직 안 봤잖아요


남자는 근육질에 다부진 어깨, 여자는 마르고 섹시한 몸매의 사진이 SNS를 타고 다닌다. 얼굴도 갸름하고 눈, 코, 입 모든 것이 완벽하다. 보면 볼수록 내가 밋밋 해지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그거 아는가? 연구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사용자 중 71%가 필터나 포토샵을 이용한다고 한다. 우리가 보는 건 진짜가 아닌, 고도로 수정된 픽셀 일 수 있다.


드라마 세트장에 가보면 수많은 카메라와 조명, 코디 팀이 존재한다. 연예인들 또한 그들이 있기에 더 아름답고 멋지게 보일 수 있다. 물론 실물이 더 멋지거나 예쁜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완벽해 보이는 모습 뒤에는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담겨 있을 수도 있다. 그 내면까지는 다른 사람이 쉽게 알 수 없다.


어쩌면 큰 희생을 치르고 떠난 여행 일수도


쉬는 날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었다. 오랜만에 즐기는 여유와 그날따라 맛있는 라면맛에 행복감이 몰려왔다. "아 그래 이게 바로 행복이지" 면을 후후 불어 허겁지겁 먹다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친구의 사진을 봤다. 스위스 그린델발트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라면을 먹고 있었다. 사진 밑으로는 "이게 바로 행복이지"라는 멘트가 적혀있었다.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통통 불어버린 라면을 개수대에 버렸다. 소파에 누워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야 부럽다. 언제 갔냐. 설 명절 제대로 쉬고 있네."


"부럽긴 샛갸. 나 며칠 전에 직장 그만뒀어. 여자친구랑도 헤어졌다. 결혼은 물 건너갔다. 신혼여행 가려고 모은 돈 혼자 다 쓸려고 여행 왔다. 너는 올해 결혼하잖아. 난 네가 더 부럽다. "


설문조사에 따르면 SNS 사용자의 60%는 자신의 삶을 실제보다 더 행복하게 보이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우리가 보는 건 누군가의 전부가 아니다. 고르고 고른 '베스트 컷'일 뿐이다. 모든 사람의 삶에는 아픈 면도 존재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내 나이 30살, 나는 아직 백수다.


내가 아는 사람인 Y는 30살인데 아직 백수다. 벌써 9년째 면접에서 떨어졌다. 부모님에게 용돈이나 받으며 지내는 신세다. 용돈이라도 벌려고 공사장에 갔다. 무리해서 움직이다가 다쳤다. 파스값도 안 나왔다. 인생이 비참했다. 잘 나가는 친구들을 보고 있으면 자신감이 떨어졌다. 무기력증이 생겼다. 집 밖으로 나가기도 싫어졌다. 그저 멍하니 누워서 천장만 바라봤다.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그렇게 침대에서만 보냈다. 늦게 자고 일어나는 나쁜 습관이 몸에 들어 버렸다. 잠에 들 때마다 가장 큰 걱정은 "내일은 뭐 하지?"였다. 자꾸 친구들을 볼 때면 "난 왜 안되지"라는 생각만 들었다. 이렇게 살 수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정말 간절하게 기도했다.


"단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정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소원이 나중에 이루어졌을 때 초심을 잃고
만약에 이 모든 것이 혼자 얻은 것이라고,
단 한 번이라도 그렇게 생각한다면
어떤 큰 아픔을 받더라도

저한테 가혹하게 하냐고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제발 단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어느 날 Y에게 작은 기회가 주어졌다. 그 작은 기회가 내일 뭘 할지를 꿈꾸게 했다. Y는 본인이 말했던 대로 최선을 다했다. 죽을 만큼 힘을 다해서 그 기회를 살렸다.


내가 아는 사람 Y는 바로


국민 MC 유재석이다.

사람마다 성공하는 속도도, 방향도 다르다. 빠르게만 간다고 좋은 게 아니다. 막상 자세히 보면 중간에 가다 지쳐 쓰러졌을 수도 있다. 인생은 100m 단거리 경기가 아니다. 지구 몇 바퀴를 돌아야 할 정도로 기나긴 여정이다. 지금은 내가 가는 길이 느려 보일지라도 어느 순간 빨라질 수도 있다. 또 지금은 빨라 보이더라도 한 순간에 느려질 수도 있다. 속도가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왜냐하면 미래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다만 각자만의 속도가 있다는 것만 알고 있자. 유재석 형님을 볼 때마다 떠올려보자.


사소한 일상 속의 행복 발견하기


법륜 스님은 말했다. "다람쥐, 토끼, 노루는 서로 비교하면서 인생을 살지 않는다. 그냥 태어난 대로, 하고 싶은 대로 산다. 우리는 사람이다. 남들과 수 없이 비교하면서 자책하는 건 한낱 짐승보다 못한 삶이다."


솔직히 법륜스님이라 가능한 말이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산다는 건 무척이나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짐승에게는 없는 사람이라 가능한 걸 하면 된다. 그건 바로 꾸준한 연습이다. 우리는 쉽지 않은 것들을 꾸준한 연습을 통해 발달시킨다. 운동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공부도 그렇고, 인간관계도 그렇다. 비교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 먼저 마음속 근육을 단단하게 키워야 한다. 정신의학 연구에 따르면 SNS 사용 시간을 30% 줄이기만 해도 마음 건강이 크게 좋아진다고 한다.


나는 SNS 시간을 하루 10분 미만으로 줄였다. 많이 자유로워졌다. 여유로워졌다. ‘내 인생도 어쩌면 좋을 수도?‘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 생각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계속 좋은 인생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함께 하면 좋은 것들을 열심히 찾아봤다.


1. 하루 10분(5분도 좋음) 동안 스마트폰 없이 산책하기

2. 작은 목표를 세우고 그걸 이루었을 때 스스로를 칭찬하기

(작은 성취감을 자주 느끼기. 매주 2번 브런치에 연재하는 것처럼. '섭섭이 대단해. 아주 잘했어!')

3. 나만의 사소하지만 멋진 자랑거리를 노트에 적어두기

(나는 참치크래커를 잘 만든다. 군대에서 배웠다. 맛이 고급 레스토랑 뺨친다.)

4. 한 줄이라도 매일 감사일기 쓰기

(오늘도 따뜻한 공간에서 글을 쓸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SNS 속 화려한 이미지에 지치고 비교에 빠지는 건 누구나 겪는 일이다. 누군가의 빛나 보이는 삶이 부러울 수 있다. 그러나 휘둘리지는 말자. 그럴 때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내가 걷고 있는 길을 다시 바라보자. 비교는 나를 갉아먹지만, 나만의 길은 나를 채워준다. 우리가 갖게 되는 대부분의 행복은 SNS 속에 있지 않다. 평범하지만 소중한 내 일상 속에 이미 존재한다. 작은 행복을 인식하는 그 순간부터 당신의 삶은 빛나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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