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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18일살기(3)/마라케시

구시가 광장의 두 얼굴, 낮과 밤

by 호히부부

<호>


※사진이 너무 많아 눈이 피로할 수 있으니,

가끔씩 먼 산을 쳐다 보시면 좋습니다.^^


모로코 마라케시의 제마엘프나(Jemaa el-Fna) 광장은 '모로코의 심장'으로 불린다고 한다.


11세기 엘모라비드 왕조가 마라케시를 세울 때부터 중심광장이었던 이곳은,

햇볕이 따가운 한낮부터 밤까지 매일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코브라 쇼를 보여주는 뱀꾼, 원숭이를 관광객 어깨위에 올려주고 돈을 받는 조련사, 아크로바틱 묘기를 보여주는 젊은이들, 각양각색의 과일을 진열하고 즉석 주스를 파는 노점상,

베르베르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원주민 등...

살아움직이는 문화현장인 이 광장은 200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광장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마차행렬. 마라케시의 명물 관광마차이다.


평일 오전 광장 모습. 비교적 한산하다




광장의 상징, 뱀 부리는 사람들
그러나 관광객을 유인하는 원숭이는 매일 피곤하다


광장에서 시장(수크)으로 가는 크고작은 골목들이 미로처럼 이어진다.



노새의 눈망울이 힘들어 보인다.






눈만 보이지만 서로 잘 아는 사이겠죠?


사막투어 등 각종 엑티비티 광고판을 무심한 듯 뒤로 하고^^




광장에서 수십갈래로 뻗어나간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이라고 하는)

이곳 시장골목에 들어서면 누구라도 길을 잃고 만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늘이 뚫린 곳이면 어디서고, 밤낮으로 보이는 마라케시의 상징,

쿠투비아 모스크 첨탑이 우뚝 서 있기 때문이다.


제마 엘 프나 광장 바로 옆에 있는 쿠투비아 첨탑은 마라케시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시장 오른쪽에 쿠투비아 첨탑이 보인다. 정부에서 이 첨탑보다 높은 건축물은 금지한다고


900년간 마라케시 역사와 함께 어어져온 이슬람 건축 양식의 정수이자 도시민의 자부심, 쿠투비아 첨탑


붉게 물든 첨탑이 아름답다


아잔이 울리자 기도가 시작되었다






제마엘프나 광장에 저녁 어스름이 내리면, 낮과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인다.


넓은 광장 한가운데 수십개의 노점이 들어서 동시에 환히 불을 밝히고,

양고기 꼬치구이, 꾸스꾸스, 하리라 수프, 달팽이요리, 탄두리 빵 냄새가 광장을 뒤덮고,

호객꾼들은 바빠진다.


광장 주변 호텔이나 레스토랑의 루프탑 카페도 덩달아 형형색색의 불을 밝히고

크게 음악을 틀어 분위기를 잡고, 들뜬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음료수병 낚기 낚시터도 한창 성업중^^


밤마다 축제를 방불케 하는 야시장이 펼쳐진다.



양두구육은 아니고, 진짜 양 머리같다.



"나는 오늘 빵을 다 팔리라!"는 듯, 결연한 표정의 소년.



현대적인 조명이나 무대는 없지만 그래서 더욱 집중적이고 생동감이 살아나는 밤 공연들


마법의 시간. 수백년 동안 이어져온 전통예술공연




우리도 챗쥐의 도움을 받아,

일몰 풍경이 잘보이는 루프탑 카페를,

꼬불꼬불한 시장 미로를 헤치고 찾아가 일찌감치 자리 잡았다.


언제 다시 이곳, 마라케시의 제마엘프나 광장 루프탑에 올라와

전통 민트티를 마시며 일몰을 볼 날이 또 있을까?

이제 나이를 제법 먹고보니

광장의 시끌한 퍼포먼스나 호객꾼에 이끌려 노점 음식을 먹기보다

조용히 앉아, 티를 마시며 광장의 시끄러움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이 더좋다.


저 꼭대기 루프탑에 앉았다








때마침 저 멀리 쿠투비아 모스크 첨탑에서 구성진 아잔소리가 울려퍼지며

우리가 이슬람의 나라 모로코 땅에 와있음을 새삼 상기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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