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순간들
바람이 분다.
이글거리는 태양의 조각이
아스팔트 위로 떨어지면
프리즘을 통과한 빛의 냄새가
사랑으로 다가온다.
내 유년시절의 여름기억
비가 내린다.
먼지 같은 음표들이
내 귀로 흘러들어와
내 심장을 통과한 반짝이는 소리가
눅눅한 건반에 내려앉는다.
사랑했던 나의 연습실
늘 함께였던 광안리 바닷가도
몽실이와 함께 놀던 우리 집 앞마당도
이제 내 옆엔 없지만
새벽녘 안개 낀 호수공원과
몽실몽실 솜뭉치 같은 꽃별이가
내 사랑의 온기를 상기시킨다.
별보다 더 빛나는 내 아이의 미소
따스히 안아주는 남편의 입맞춤
식탁등 아래에서 제일 섹시한 슬기로운 와인과
방금 끝난 세탁물에서 나는 뽀송한 책 향기
그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 나는
오늘을 기억하려는 것인가
내 미래의 과거의 냄새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