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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끌림 0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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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리 Sep 15. 2024

유정과 지한의 이야기-1

직장에서

안녕하세요 팀장님~


깜짝이야.일찍 왔구나 지한선생님~

출근은 항상 내가 였는데 자리를 드디어 뺏겼네. 근데 기분이 좋은 이유가 뭐지?

pc켜서 오늘 일정 확인하고 있어요~금방 나올께.


탈의실로 들어가는 유정.


일찍 출근해서 아침업무를 준비하고 있는 후배의 모습이 낯설다. 그녀보다 먼저 출근해서 준비하는 후배의 모습을 마주한게 언제 였었는지 생각한다.

가운으로 갈아입고 나온 유정이 업무 데스크로 이동하자 지한이 다가온다.


팀장님 출근이 제일 빠르시다고요? 전 직장에선 제일 늦게 나오는 분이 팀장님여서 팀원들이 뒤에서 욕 많이 했어요. 팀원들에겐 일찍 다녀라 하면서 본인이 젤 늦으니까요.


그래? 그런데 아마 반대이유로 내 욕도 많이 할걸?

일찍 오는 내가  후배들 늦게 온다고 잔소리하니까 오히려 할 말이 없게 만들잖아~이게 더 싫을지도?

팀장이라는 자리 아니 관리자가 되면 선임, 후임으로부터  사람 좋단 말 들으려고 혹은  괜찮은 평가받으려고 욕심부리는 건 오히려 독이야. 안 되는 건 내려놓고 욕먹는 걸 편하게 받아들일 여유도 있어야 되더라고.


노력~해보겠습니다!


응?


출근 일등! 하면서 팀장님 일찍 나온다고 욕하지 않기로.해보겠습니다~



생각보다 사회생활 곧 잘하네?

아침스케줄 시작하기 전에 정리하고 카운트하고 준비할 것들이 많아서 좀 여유 있게 나오는 편이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 업무가 계속 밀리거든~


팀장님이라 업무가 당연히 많으실 것 같요.


갓 입사한 후배한테 이런 얘기해도 되려나~음... 직함만 팀장인거지. 그냥 간호사인데 일 더 많이 하라고 달아준 네임걸이 정도? 액팅부터 스크럽, 카운트, 재고파악, 청구등 멀티로 해야 안 잘리고 오래 살아남지. 내 나이쯤 되는 경력을 가진 근로소득자라면 아마 다들 비슷한 생각으로 길고 오래 버티기 위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을 거야~


저도 이런 말씀 초면에 드려도 될지 모르겠는데...

저의 아버지와 비슷한 말씀을 하셔서 순간 놀어요. 늘 교과서적인 나때는 말야라는 듣기 싫은 얘기를 너무 자주 하셔서 제가 반항도 많이 했거든요.


아 그랬어?나도 좀 오래된 사람이라 멘트가 구리다 그렇지~ 

요즘 친구들이 들으면 틀, 꼰대 뭐 그 정도 급?


나이 많게 안보이셔서 오래된 사람이라 생각하고 드린 말씀은 아니었습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팀장님.


나이 많게 안 봐주어서 기분 좋은데?

부모님 연세가 ~


올해 56세 되셨어요. 두 분 다~


와! 되 젊으시다~나랑  살 차이인데 이렇게 큰 아들이 있으셔? 성공하셨네. 일찍 결혼하고 애 낳고 키우시고 이젠 두 분이 얼마나 편하실까.

난 아직도 한참 키워야 하거든.


예??? 팀장님 그렇게 나이가 많으시다고요?

이런 말씀 사회생활 멘트 아니라 아무도 그렇게 안 볼 거 같아요.  팀장님 마흔도 예상 못했어서 진심 깜짝 놀랐어요.


뭐야~40대 됐을까 라니 너무 놀린다, 근데 나 갑자기 자존감 상승 되는 것 같지~ 지한선생님 덕분에 오늘하루겁게 지나갈듯데?


유정은 그렇게 말하고 있는 지한을 향해 콧잔등에 살짝 주름을 지으며 눈을 찡긋한다.

그런 유정을 보며 지한의 입가에도  살짝  미소가 보인다.


팀장님이 즐거우시면 저도 그런 하루를 보낼 것 같습니다. 자녀분이 어리세요?


응, 아홉 살. 결혼은 일찍 했어~우린 아이를 원하지 않는 딩크족이었거든, 첨에는. 10년 정도 살다 보니까 둘이서는 좀 질리기도 하고 아이 하나는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바뀌어서 마흔에 애를 낳았지 뭐야. 늦게 낳아 애를 키우니까 체력도 부치고 아직 챙겨야 할 것도 많고... 갈길이 참 멀다.

그런데 아침부터 선생님한테 별 말을 다한다~

일찍 출근하는 이 시간에 누군가와 조용히 대화를 해본 적이 없어서 나도 모르게 신이 났나 봐.

비록 아침 내 업무를 다 끝내진 못했지만 말이야~


뒤늦게 pc를 켜고 업무일지를 펼치는 유정.


제가 괜한 말을 길게 해서 팀장님 시간을 뺏었나 봐요. 그럼 병동 드레싱 먼저 끝내고 내려오겠습니다. 급한 일 있으시면 연락 주세요~


응~지한 선생님, 하루 수고하고.


그렇게 유정과 지한의 대화는 마무리 되고

병동업무를 위해 바깥으로 향하는 지한을 바라보던 유정은 잠시 생각한다.


면접때 어두워 보였던 그의 이미지와 출근 했을 때의 어색했던 분위기가 조금은 바뀌어 가고 있다고.


사진출처

순간의 순간 네이버블로그

일러스트 첫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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