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온 후 나는 아무렇지 않게 병원에서 온 짐을 풀었다.
내 소중한.. 심장소리도 한번 들어보지 못한 첫 아이는 떠나갔지만..
나는 살아가야하고 내가 기운빠진 모습을 보인다면
남편이 더 힘들어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해본다.
평소에도 나는 이렇다 저렇다할 감정기복이 그리 심하지는 않아서 남편이 내 기분을
다 알까 모르겠다.
남편도 같이 아이를 잃었으니 나보다 더 감성적인 남편이 더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남편 역시 내 눈치를 살피느라 마음껏 슬퍼하지 못하겠지.
일주일 간의 천국과 지옥을 맛보고, 난생처음으로 내 몸에 칼도 대보고,
평탄하게 살아온 내 삶이 점점 암흑으로 빠져드는 기분.
짐 정리 후 남편과 잠깐 낮잠을 자고 남편은 출근을 해야해서 가게로 갔다.
남편을 현관에서 배웅을 해주고.. 현관문이 닫히고.. 돌아서는 순간..
텅 빈 집 거실이 보인다..
그대로 주저앉아 엉엉 울어버렸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내가 뭘 잘못한 것일까.
모두 다 내 탓만 같다.
결혼 8년차만에 드디어 꿈에서만 그리던 아이를 가지게 되었는데..
순식간에 모든 것을 빼앗겨 버린 느낌..
이제 나팔관도 하나 없는데 아이가 날 다시 찾아와줄까..
인생 참.. 살기싫다는 기분을 처음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