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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나는 주말 아르바이트로 지원을 했는데 왜 평일에도 가야 하는건지 알려주실 분 계신가요..? 내년에 계획한 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더라도 1월까지만 근무하고 그만둬야할 것 같다. 나 이렇게 끈기없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아닌가..?) 역시 퇴사는 한 번이 어렵지 직장에서 두 번이나 해보니까 아르바이트 그만두는 건 별로 거리낌이 없어지네요. 허허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내가 다니는 곳은 3-6-9-12월에 일주일 동안 크게 세일기간을 갖는다. 그래서 면접 볼 때도 그 기간 동안은 근무 시간 상관없이 모든 직원이 기간 내내 나와서 일을 한다고 말씀 하셨고, 일주일 뿐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했다. 그리고 괜찮다고 생각했었다, 그때는.
근데 직원으로 근무하다보니 큰 세일기간이 저렇게 4번 뿐이지 자잘한 세일은 계속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1년 내내 하는 할인에 맞춰 계속 가격 라벨을 변경하고, 물건을 교체하고, 물류가 들어오고, 정리하고의 무한반복이다.
시간이 지날 수록 사람과 이야기하고 나의 기분과 상관없이 상대방에게 무한한 친절을 베푸는 서비스직이 점점 힘에 겨워지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곳에서 일하는 시간이 더 괴롭게 다가왔다. 휴식시간을 제외하고 근무하는 5시간 30분 동안, 나의 에너지가 조금씩 고갈되어가는 것이 실시간으로 느껴지다보니 더욱 견디기 힘들다고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내년 상반기에 워킹홀리데이를 가려고 했던 계획이 살짝 변동되어 하반기나 내후년 초로 미뤄졌지만 그래도 본업이 자리잡기 전까지는 처음 면접 때 말한 대로 6월까지는 근무하려고 했다. 평일과 주말 오전이면 시간은 충분하다고 봤고, 주말 이틀 뿐이라면 기분전환 겸 아예 수입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근데 고작 이틀 뿐이라고 생각했던 그 시간 때문에 나의 기분, 체력, 힘 이런 것들이 긁혀 나가버려 더 긴 5일이 괴로워진다면 굳이 계속 해야할 필요가 있을까? 내년 상반기까지 수입이 없어도 지낼 수 있는 돈은 있고, 그 돈이 바닥을 보이기 전에 본업이 안정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아르바이트는 구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 돈이 있더라도 하루종일 집에서 공부만 하며 밖에도 나가지 않는 내 모습이 부모님 눈에는 불안해보일 수도 있을거라고 은연 중에 생각하고 있어서 더욱 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구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반복적으로 보이는 것보다 차라리 단기간에 본업 안정화에 집중해서 수입을 내는 게 나와 부모님 모두에게 이로울 거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아르바이트가 아니라도 나를 힘들고 괴롭게 하는 것들은 세상에 넘쳐나는데 내가 주휴수당도 받지 못하는 12시간의 근무로 그 힘듦의 크기를 더 늘리고 있다는 사실이 미련해서 한숨만 나올 뿐이다.
나이를 한살 한살 먹을수록 나와 결이 비슷하고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만 바라게 된다. 살면서 그런 사람만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정말 필요에 의해 만나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공과 사 모든 만남이 나를 고갈되게 하지 않고 채워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나를 만나는 사람들도 나로 인해서 비워진 한 켠이 채워진 채로 돌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