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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리 Dec 27. 2023

D-4

올해도 4일이면 끝나는데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 잘 마무리하고 계신가요?


보통 12월이 되면 sns에는 연말정산과 관련된 글이 많이 보인다. 1월에 작성해 놓은 버킷리스트는 몇 가지를 했는지, 하려고 마음 먹었던 일은 잘 끝냈는지, 이번 년도도 작년처럼 목표만 거창하게 세우고 흐지부지 끝난 일이 있지는 않은지,


나도 뿌듯한 연말정산 기록을 남기고 싶은데 딱히 한 게 없어서 남길 수 없는 이 서글픔... 이번 해도 역시나 우울함과 무기력의 끝장판을 달리고 있었고, 10월 쯤이 되어서야 겨우 마음 잡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추려서 조금씩 했었는데, 이번에는 정말로 마음 정해서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하하


결제까지 다 끝내고 강의 듣기 전에 혼자 해보기도 했는데 하면 할수록 나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느꼈다. 사실 이 일도 끝까지 하려고 했다기 보다는 프리랜서로 안정적인 자리를 잡기 전 밑거름 같은 역할로 정했던 일이라 그런지 하면서도 재밌다거나 흥미롭다거나 열심히 해보고 싶다거나 등의 감정이 생기지 않았다.


아무리 밑거름 역할로 선택한 일이라도 내가 할 일이라면 되든 안되든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이라고 갖고 있었어야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마음이 들지 않는 나를 보면서 아, 이건 안되겠구나 싶어서 바로 결제를 취소했다. 우울함에 허우적 거리던 몇개월 전의 나를 생각하면 질질 끌다가 취소기간도 놓치고 결국 초반에만 열심히 듣다가 돈과 시간 모두 날린 채 다시 한번 더 우울해졌을텐데, 그런 과정을 거치기 전에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것만으로도 한계단 성장했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여러 일들에서 한가지가 사라지니 결국 어떤 일을 하든 내가 해야할 몇가지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하면 할수록 내게 도움이 되는 것들이고 나의 꿈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나를 이끌어 주는 것들 뿐이라는 것도 알아차렸다. 그래서 이것들은 소중하게 품 안에 뭍고 없는 것처럼 살아가려고 한다. 원래부터 나와 한 몸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무의식적으로 해야지.


그렇게 결제 취소를 진행하고 나서 그럼 나는 뭘 해야하지? 변하지 않는 것들에 집중해도 되겠지만 그렇게 해서는 내년도 부족할 것 같다는 예감이 나를 강하게 찔렀기 때문에 여유를 부리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까지처럼 재밌어 보인다고 막무가내로 시작하기에는 나에게 맞을 것 같은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구분되기 시작해서 그럴 수도 없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관련된 설명을 읽으면서 아, 이거라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잘하지 못하더라도 싫증내지 않고 그저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변하지 않는 것들과 상부상조하며 발전할 수도 있고, 그 외의 분야로도 확장할 수 있으며 앞으로 살아가면서 더 커질 시장이라는 것을 여기저기서 보고 들으며 알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생각들이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강의가 2월에 오픈 예정이라 그 전까지는 관련 정보에 대해 최대한 알아보고 다른 공부를 하면서 기다리려고 한다. 다가오는 2024년에는 거창한 목표 같은 건 없다. 그저 해야하고, 할 수 있는 것들로만 꽉 채웠다. 최근 우연히 이런 글을 보게 되었다.


내게 필요한 것들은 반드시 온다.
만약 오지 않는다면 내게 오지 않아도 상관 없는 것들이다.


강의에 대한 것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나와는 전혀 관련 없는 분야라고 생각했다. 최신 기술이 계속 도입되고 발전하는 사회에 살면서 알지 못하면 도태될 수도 있다고 막연히 생각하면서도 그렇게 되려면 내가 죽은 뒤에나 태어나면 알아야 하는 필수로 자리 잡을테니 나랑은 뭐... 라고 외면도 했었다.


하지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고 어떻게 마음 먹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세상인 만큼 관련 없다고 생각했던 것을 나와 관련 있는 것과 연결 시킨다면 그건 나에게 필요한 것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내가 멋지게 사용해주겠다고 결심했다.


올해가 4일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숨을 쉬지도, 내년은 잘해볼거라고 허황된 목표를 세우지도, 한심했던 올해의 나를 돌아보지도 않으려고 한다. 그저 오늘을 살아가는 것처럼 내일도 4일 뒤에도 하던 것처럼 하려고 한다. 하고 싶은 것이 생기고 그에 따른 현실적이고 명확한 목표가 세워진 나는 굳이 뭘 하려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해야할 것들을 하고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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