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어느 정도의 수준인가를 알려면 상당한 수준이라야 한다.”
(김성우 지음, 「인생을 묻는다」, 한길사, 2015, 365쪽)
한순간을 참지 못하고 또 아들에게 짜증 내며 잔소리했다. 아들은 벙찐 표정으로 나를 째려본다. 자기가 뭘 잘못했지? 하는 투다. 아내도 저 양반 요즘 잘 참는다 싶더니만 하는 표정이다. 그래도 둘 다 대꾸하거나 화를 내지는 않는다. 다행이다. 내 수준이 바닥을 치지는 않은 듯해서다. 내가 짜증을 내기는 했어도 언성을 높이지 않고 화를 삼킨 덕분이다. 그래서 또 다행이다. 내가 비록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지 못하지만, 도토리 키 차이만큼이라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은 확실해서다.
ⓒ 정승주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