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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로 Nov 17. 2023

진심을 담아 맞춤형 책 선물

희망퇴직이란 걸 하기로 했다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여러 과정의 마무리는 선물이었다. 

진심을 담아 선물을 하고 싶은데, 생각하고 준비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여러모로 고민했던 선물 리스트들은 다음과 같다. 회사에 있는 내 모습과 동료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고민했다. 


- 오래 의자에 앉아서 생활하는 직장인을 위한 기능성 방석 

- 메모와 스케줄 관리가 중요한 직장인을 위한 꽃과 컬러가 다양한 압화펜 

- 건강을 신경 써야 하는데 잘 못하는 30, 40대를 위한 비타민,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

- 재택근무를 병행하며 노트북 수납을 가볍게 할 수 있는 에코백

- 각자에게 꼭 필요한 여유를 줄 수 있는 책      


내가 준비한 진심은 같으면서도 다른 선물이었으면 했다. 모두에게 의미가 있어야 하고, 잠깐이라도 휴식을 줄 수 있는 선물이어야 했다. 또, 경제적으로 서로에게 부담이 되지 않아야 했다.      

그리고, 나는 최종적으로 ‘책 선물’을 선택했다.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 

책 선물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한 책과 S. 단톡방에서 S가 부서 공용으로 읽어보자고 제안했던 책이다. 내 속마음은 ‘이 정도는 알아서 찾아보자’였다. 그게 미안했었나...... 이 책을 꼭 S에게 주고 싶었다.      

     

오래 보고 싶었다 내일 더 빛날 당신을 위한 위로

항상 격무에 시달리며, 점점 다가오는 노안과 잃어가는 집중력으로 책 한 권 가까이할 여유가 없는 동료를 위해. 가볍게 한 문장, 한 페이지씩 볼 수 있는 책으로 준비했다. 제목이 어쩌면 나의 마음이기도 하고.    

 

어서 오세요휴남동 서점입니다

공황장애를 고백한 동료. 급변하는 직장생활을 겪는 중이며, 잘은 모르지만 가정생활이 너무 힘들어 보이는 그에게 위로가 되길 바랐다. 세상 살아가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지극히 문과성향이며 지극히 문과적 업무를 하고 있지만, 최근 과학, 철학 영상을 찾아보고 세상 살아가는 이치를 생각해 본다는 동료의 관심사를 충족해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선택했다.     


어린이라는 세계

워킹맘으로서 육아와 회사 어느 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삶의 한가운데에 있는 동료에게. 아이에게는 좀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며 앞으로 육아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평등은 개뿔

곧 결혼을 앞둔 동료에게. 결혼은 현실이고 환상이 아님을, 바라는 것이 너무 많지 않기를, 서로 잘 조율하며 현명하고 편안하게 결혼생활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는 기억하지 못할 테지만, 삶의 가르침을 주는 편안한 책을 찾아보게 된다는 대화를 나눈 적 있는 동료에게. 낯선 경험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성찰하는 삶을 간접경험해 보기를. 우리는 성장 과정 중이니까.      


진짜 공부 vs 가짜 공부

초등학생 아이를 둔 워킹맘 동료에게. 내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부모의 욕심으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아이의 성장을 위해서 하는 공부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자의 가치관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 선택했다.      

  


평소에 책을 즐겨 읽지 않는 동료들도 있기에, 책 선물이 부담되지 않도록 최대한 가볍게 골랐다. 

그냥 하는 선물이 아니라, 내가 읽어보고 읽어보고 싶었던 책 중에서, 각자에게 맞는 선물이기 바랐다. 

    

이제 선물을 마지막으로 추억팔이와 이별과정은 끝낸다. 

다들 잘 받았다며 인증 톡들을 보내주었다. 참 고마운 사람들!


선물은 주는 사람 마음이라지만

받는 사람을 떠올리며 진심을 담았기에 진심이 닿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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