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소한 Mar 20. 2024

벤토린 같은 약이 있었으면

정신과


"선생님.

울고 싶어지는 아침은 여전해요. 결국 울고 마는 제가 아침마다 찾아오는 요즘이에요. 괜찮아져 가는 날들 속에 우울이 치솟으면 불안에 휩싸여요.


'괜찮아.'

오늘도 그렇게 저를 다독여요. 그럼에도 울컥거리는 마음은 다잡아 지지 않고 저를 우울의 한가운데로 데려가요. 울고 나면 괜찮아지던 날들 속에 괜찮지 않은 날이 있어요.


정신과에도 벤토린 같은 약이 있었으면 해요. 마음을 감정을 무시할 수 있는 약, 순간적으로 괴로움이 해소되는 그런 약말이에요.


우울이 찾아오면 삶의 의미를 자꾸만 찾는데 의미가 없어요. 의미가 어디에도 없어요. 일을 하고 돈을 벌고 그 대가로 스트레스를 얻고 다시 죽고 싶어지는 그 반복 속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그러니까 이 모든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일까요?


우울이 옅어져도 죽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사라지지 않는 날도 있어요. 그런 저를 모른 척 손에 쥔 약을 모조리 삼켜버리고 싶기도 해요.


오직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해요. 그러니까 해서 좋을 게 죽는 것 말고는 생각나지 않아요. 이런 저를 구원해 줄 약은 어디 있을까요?"





* 벤토린은 빠르 기도를 확장시키는 약제입니다. 벤토린은 빠르게 기도를 확장시키는 효과 때문에 천식 증상이 있을 때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는 약제이며, 매일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흡입기와는 다릅니다. (지식백과)


이전 02화 정신과에 가는 게 올바른 결정이었을까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