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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야채 가게 이야기 -1-

조생귤

by 천문학도

귤 한 바구니에 2천 원

외치는 소리에 몰려드는 어머니들


그 바구니에 들어가 있는

귤의 개수는 12개


어머니들 사이에 답답한지

손자는 할머니의 옷깃을 잡아 본다


그 꼬마에게 조생귤 두 개

손에 꼭 쥐어주는 야채가게 아저씨


손자가 귤을 먹는 사이에

천천히 장을 보시는 할머니


꼬마의 마지막 귤 한 조각이

남아 있는 순간


아저씨가 건네주는

꿀이 가득 찬 사과 반쪽


아직 할머니는 가격을

흥정하느라 고군분투 중


꼬마는 야채 장수에게

맛있다는 손짓을 한다


다음 과일 타자는

아주 잘 익은 감


장을 다 본 할머니 왈


"항상 올 때마다 고마워요,

동네 할 방구들도 여기로 데려올게요"


호탕하게 웃는 야채 장수 왈

"어머니 손자 데리고 또 오세요"


주머니에 사과 한 개를 넣어드린다.


할머니와 손자가 떠나자마자

그 야채가게에 손님들이 북적북적


이 집 과일이 왜 유독

맛있는지 알 거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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