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생귤
귤 한 바구니에 2천 원
외치는 소리에 몰려드는 어머니들
그 바구니에 들어가 있는
귤의 개수는 12개
어머니들 사이에 답답한지
손자는 할머니의 옷깃을 잡아 본다
그 꼬마에게 조생귤 두 개
손에 꼭 쥐어주는 야채가게 아저씨
손자가 귤을 먹는 사이에
천천히 장을 보시는 할머니
꼬마의 마지막 귤 한 조각이
남아 있는 순간
아저씨가 건네주는
꿀이 가득 찬 사과 반쪽
아직 할머니는 가격을
흥정하느라 고군분투 중
꼬마는 야채 장수에게
맛있다는 손짓을 한다
다음 과일 타자는
아주 잘 익은 감
장을 다 본 할머니 왈
"항상 올 때마다 고마워요,
동네 할 방구들도 여기로 데려올게요"
호탕하게 웃는 야채 장수 왈
"어머니 손자 데리고 또 오세요"
주머니에 사과 한 개를 넣어드린다.
할머니와 손자가 떠나자마자
그 야채가게에 손님들이 북적북적
이 집 과일이 왜 유독
맛있는지 알 거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