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이름들 사이에 이름
상가 로비에 아주머니들이 몰려온다.
여기 커피가 다들 맛있다고 한다.
"키 큰 총각 커피 좀 맛있게 해 줘"
"무슨 총각이야 총각 유부남 같아 보이는데.."
"아니야 앳된 보이는 게 학생 같은데?"
세 아주머니의 수다는 말 그대로 하하 호호였다.
담배 피우는 공간 옆에 있던 카페에서 키가 조그마한
사장님이 외친다.
"어이 에이스 보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어"
"저 좀 그만 좋아하세요"
사장님은 날 볼 때마다 싱글벙글이다.
고단했던 하루는 가고 집에 도착했을 때
난 비로소 정체성을 찾는다.
"오늘도 수고했어, 사랑스러운 아들"
밥솥 위 김이 모락모락 퍼지는 걸 보고
배에서 신호가 울렸다.
"꼬르륵"
분명 저녁까지 먹었던 터라 배불러야 할 텐데
배에서 신호가 계속 울린다.
"꼬르륵 꼬르륵"
이름들 사이에 이름만 남는 이 순간이
계속되기를...
"꼬르륵 꼬르륵 꼬르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