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파편의 존재
피에 젖어
우린 깨진 상태로 태어나
흩어진 파편을 찾으려고
하기에 우린 불안한 상태다
여러 파편을 마주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
사랑이 온다는 건
깨진 존재끼리 하나의 모양을 이루는 것
화가 많은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날카로운 표면을 지닌 것
뾰족한 칼날이 서로 부딪혀도
아프지 않은 건
말 못 할 고통을 참기
때문이다
온전한 상태라는 건
애당초에 불가능한 일
불안함과 불안함이
만나 단단함이 되어주기를
좋은 파편들이 되거나
좋은 파편들이 되어주다가
결국, 땅의 일부가 되어가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