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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사이 거리는 2시간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아

2시간

by 천문학도

어떻게든 얻은 휴일

날 보러 오겠다고


잠을 한편에 두고

두 시간 거리를 꾸벅꾸벅


급하게 한 화장이

날 미소 짓게 하는 동시에


화장대 앞에서 너의 모습이

보여서 나 또한 2시간 거리에 닿아 있다


바코드 찍으러 가야 하니

볼 수 있는 시간은 1시간 남짓


동네 오거리에 있는

테이블 있는 의자에 앉아


피곤한지 윗눈썹은

입술을 향해


두 팔 아래 식빵이

구워지는 걸까


그 익숙한 향이

내 눈꺼풀마저도 무겁게


자느라 훌쩍 가까워진

햇살은 나를 먼저 깨우며


걸어서 될 거리를

뛰어서 갈 거리로 수정하며


시간을 미뤄본다


이대로 출근하는걸

어떻게든 부정하고 싶다


떠나는 대신

갈색 가방 안에


네가 일어나기 전

좋아하는 것들로만 채워본다


그저 오늘은

잠 못 든 밤을 잊고


아무 탈 없이 푹 '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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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수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