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마스카포네 토마토 스프레드
그런 날이 있다.
음악이든, 영화든, 책이든, 자연이든... 그 어떤 것에서든 깊은 영감을 받아 무엇이라도 해야만 하는 날. 그게 충분치 못하면 꼭 탈이 난다. 탈이 나지 않게 살살 달래 가며 이것도, 저것도 한다. 그중 하나가 요리인데, 그렇게 듣도 보도 못한 음식이 나올 때가 많다.
얼마 전 여행을 떠나야겠다고 급하게 마음을 먹은 날, 농장에서 방울토마토 한 박스가 도착했다. 동이 틀 때까지 오븐을 돌려 드라이드 토마토를 만들어 내고, 나만의 작은 텃밭에서 허브들을 따다 절임 토마토(기묘한레시피 ep.023)를 만들었다. 한 병은 말린 방울토마토, 로즈마리, 페퍼론치노 조금, 올리브오일만을 넣고 만들어 아침에 토스트 한 호밀빵에 곁들여 먹고, 다른 한 병은 거기에 슬라이스 한 마늘과 통후주, 페퍼론치노를 조금 더 넣고 만들어 숙성한 뒤 그 토마토를 크래커 위에 얹어 먹거나 오일 파스타의 기본 소스로 사용하여 랑게나 끼안띠와 마리아쥬한다. 또 한 병은 올리브와 케이퍼, 페타치즈를 넣어 이국적인 터치를 주고 싶은 음식에 킥으로 쓰거나 샴페인이나 화이트 와인과 함께 한다.
적당히 넉넉하게 냉장고를 차지한 절임 토마토를 크림치즈와 함께 블렌더에 갈아 크림화 시키면 베이글 스프레드나 크래커 딥으로 아주 훌륭한데, 영감이 충만하던 그날, 하필이면 크림치즈가 동이 났다. 대신 보인 마스카포네. 절임 토마토 속 페퍼론치노와 통후추, 로즈마리를 말린 토마토와 함께 마스카포네와 함께 곱게 갈아내 보았다. 그전에 만들어 먹던 크림치즈 블렌드와는 또 다른 맛과 텍스쳐. 채소나 나쵸칩 딥으로도 훌륭하고 파스타 면(꼰낄리오니 리가띠를 추천한다.)만 삶아서 섞어주면 훌륭한 파스타 소스가 되는 새로운 나의 레시피.
어느 정도의 부족함은 사람이 가진 창의성을 끌어낸다. 절대 결핍의 팬은 아니지만, 내가 만들어 낸, 특히 아주 만족스러워하는 나의 일상의 부분들은 일련의 부족에서 얻은 결과들이 많다. 결핍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사람. 그런 날이 나에게도 올까.
재료: 기묘한 절임 토마토(기묘한레시피 ep023), 마스카포네 치즈
1. 말린 토마토 절임에서 토마토, 페퍼론치노, 통후추, 로즈마리를 꺼낸다.
2. 마스카포네를 1에 넣고 블렌더에 갈아 낸다.
- 비율은 각자의 입맛에 맞게 한다.
- 마스카포네는 크림치즈보다 신맛이 없고 부드러워서 채소나 나쵸칩 딥으로 어울린다.
- 수분량이 많아 잘못 갈면 지방과 수분의 분리가 일어난다. 연습하자. :)
- 따뜻한 파스타의 소스로도, 차가운 파스타의 소스로도 잘 어울린다.
- 절임 토마토의 남은 오일은 채소를 구울 때 사용하거나, 바게뜨를 찍어만 먹어도 풍미가 아주 근사하다.
기묘한 와인 페어링: 토마토 절임과 마스카포네를 갈아낸 딥을 소스로 사용한 파스타나 샌드위치를 먹는다면 랑게나 끼안띠, 올리브와 케이퍼, 페타치즈를 넣어 이국적인 터치를 준 요리라면 샴페인이나 화이트 와인과 페어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