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 아버지와 함께 하는 첫 해외여행
그랜빌 아일랜드는 도심 해안가에 위치해 있으며, 1970년대 버려진 산업지에서 예술과 문화의 허브로 변모한 곳이다. 기존 산업에 쓰이던 건물들을 새롭게 개조해 사용하고 있어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퍼블릭 마켓' 건물은 한때 벌목, 광업, 해운업 등에 필요한 장비를 제조 및 판매하던 회사들이 자리했던 장소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문화 공연과 축제가 열리며, '넷 로프트 숍'과 '아티산 디스트릭트'에서 캐나다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구입할 수 있다.
오후 늦게 도착한 그랜빌 아일랜드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간신히 주차를 마치고 바로 '퍼블릭 마켓'으로 들어갔다."
저녁은 그랜빌 아일랜드의 노란 건물이 인상적인 'Tap & Barrel'에서 먹기로 했다. 사촌동생이 미리 예약해 두어서, 먼저 도착한 우리가 자리를 안내받았다. 앉자마자 담당 서버가 오늘의 메뉴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해 주었는데, 너무 빠르고 낯선 발음 탓에 절반밖에 이해하지 못해 버벅거리고 있을 때, 마침 구세주인 사촌 동생 부부가 들어섰다. 영어 잘하는 일행이 함께 있다는 게 이렇게 편할 줄이야! 사촌 동생의 아내 S가 순식간에 부실 가이드인 나의 짐을 덜어주었다.
나는 따뜻한 연어가 들어간 시푸드 시저 샐러드를 시켰는데, 연어 살이 아주 부드럽고 고소했으며, 시저 샐러드 역시 느끼하지 않게 잘 어우러졌다. 가장 맛있었던 메뉴는 네모 남자가 주문한 크레올 버터가 올려진 스테이크였다. 캐나다에서 이런 낯선 맛을 만날 줄은 몰랐는데, 크레올 버터의 생소한 풍미가 스테이크의 맛을 한층 끌어올렸다. 노란 빛깔에 작은 알갱이가 들어 있는 이 버터는 정말 특별했는데, 한국에 돌아가서 따라 만들어보고 싶어도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이들은 키즈 메뉴였지만 어른 메뉴만큼 양이 많았고, 아버지는 맥주 안주용 메뉴를 골라 즐기셨다. 모두가 메뉴에 만족했던 저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