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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ro Mar 13. 2024

Day 6 보트 타고 떠나는 지질학 딥 피오르드 투어

칠순 아버지와 함께 하는 첫 해외여행

 






오늘은 호슈베이(Horseshoe Bay)에서 미리 신청해 둔 딥 피오르드 투어를 하는 날이다. 호슈베이에 있는 스웰스 마리나(Swells Marina)로 가서 사무실에서 서류에 사인한 후, 출발 전 간단한 설명을 들으면서 방수와 방풍 기능이 있는 옷을 입었다. 옷을 입고 나면 보트를 타고 안쪽 코스를 돌며 가이드의 설명을 듣게 된다. 전에 왔을 때 너무 재미있었기에 아빠에게 재미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보트가 바다 위로 빠르게 달려 나가자 칼바람이 얼굴을 때리고 바닷물이 마구 튄다. 모자까지 뒤집어쓰고 장갑까지 다 끼고 있어도 여전히 춥다.  보트는 한참을 달린 후 각 포인트마다 서면서 가이드가 설명을 해준다. 미드 버진 리버 촬영지도 지나가고 아주 옛날에 그렸다는 벽화도 볼 수 있었다. 물범과 새들이 쉬는 돌 가까이에 배를 대고 동물들을 구경하기도 했다. 

 








가이드는 매우 열정적이었다. 이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대해 설명하며 흥미를 유도하려고 간간이 퀴즈를 내기도 했지만, 나를 포함한 보트 승객들은 답을 알지 못해 그저 조용했다. 가이드가 정답을 말해 줄 때에야 비로소 "아, 그렇구나" 하고 깨달을 뿐이었다. 그는 빙하가 녹아 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섞여 이곳의 바닷물이 싱겁다며 보트를 흔들어 바닷물을 맛보게 하는 등 호응을 얻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앞줄에 앉은 아이들은 이미 잠이 들었고, 다른 캐나다인 승객들도 조용한 편이라 반응은 적극적이지 않았다.


나는 차가운 바닷바람을 피해 옷깃을 여미고 손잡이를 꽉 잡느라, 초반을 제외하고는 아빠에게 내용을 통역해 줄 여유가 없었다. 아빠에게 이 투어가 재밌을 거라고 장담했지만, 차가운 바람과 가이드의 긴 설명이 아빠에게는 크게 재미있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돌아오는 길에 가이드가 갑자기 보트를 거칠게 몰며 놀이기구처럼 스킬을 선보이는 덕분에, 마지막엔 모두가 환호성을 지르며 마무리할 수 있었다.











 

찬 바닷바람에 시달린 우리는 곧장 식당으로 향했다. 우리 가족 네 명은 햇빛이 좋은 야외 테이블에 앉았고, 고모와 고모부, 아빠, 사촌 동생은 실내 테이블에서 따로 자리를 잡았다. 평소에 음식을 넉넉하게 시키는 고모와 떨어지자, 네모남자는 캐나다는 음식의 양이 많으니 우리끼리 3개만 시키자고 강력히 주장했다. 나는 다들 지쳤기 때문에 4개를 시키자고 했지만 늘 그렇듯 나보다 고집 센 그의 의견대로 3개만 주문하게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식당의 음식 양은 캐나다스럽지 않았고, 보트 투어로 배고픈 우리 네 명에게는 3개의 메뉴는 턱없이 부족했다. 우리도 안쪽 테이블처럼 무한 리필인 'ALL YOU CAN EAT' 메뉴를 선택했어야 했다. 결국 하나를 추가로 주문했지만, 그 요리는 식사가 거의 끝날 무렵에야 나왔다.

 







식사 후 ‘1일 1 아이스크림’ 목표를 오늘도 달성하러 바로 옆 배스킨라빈스로 향했다. 아이들은 늘 좋아하는 민트초코를 시켰고 기대했던 맛과 달리 한국과 맛이 똑같다며 신기해했다.  나는 밴쿠버에서 처음 문을 연 로컬 카페인 블렌즈 커피에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지만, 맛은 그저 평범했다.










그리고서는 우리는 바로 사촌 동생이 사는 지역으로 넘어갔다. 저녁때에는 사촌동생네 집들이를 하기로 했는데 먼저 근처 중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다. 각자 먹고 싶은 것을 말하자 사촌동생 와이프인 S가 주문을 도맡아 주었는데 그 외에도 이것저것 음식을 추가로 시켰다.  부실했던 점심과는 반대로 이번에는 너무 많아서 도저히 다 먹을 수 없었다. 고모나 사촌 동생 부부를 보니, 캐나다에 살면 대식가가 되는 걸까 싶었다.











식사 후 사촌 동생이 최근 마련한 집에 들렀다. 집은 깔끔했고, 구조는 한국 아파트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조금 달랐다. 인테리어 과정에서의 고생담을 듣는 동안, 아이들은 나이 차이가 꽤 남에도 위화감 없이 서로 어울려 놀기 바빴다. 나는 분명 저녁을 먹고 배부르다고 했는데도, 옆에서 케이크를 먹으며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무래도 나도 점점 캐나다식 대식가가 되어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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