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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모노와 비비드 이야기

22 - 그대만 있다면...

by 차준생


그대만 있다면...(비비드 이야기)


"비비드!, 오늘 컨디션은 어때? 괜찮아?"

"비비드!, 괜찮으니까 좀 쉬어!"

"비비드!, 아픈 데는 없어?"


부쩍 안 좋아진 비비드의 몸상태 때문인지,

요즘 모노는 비비드를 걱정하는 말들을 입에 달고 산다.

모노의 걱정하는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걱정 어린 말들을 매일 듣고 있자니,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괜찮아, 괜찮다고요! 모노! 이제 그만 물어봐요!"

"한 번만 더 물어보면, 진짜 화 낼 거예요!"


비비드도 모르게 그만 모노에게 짜증 섞인 대답을 하고 말았다.

평소 같으면 사과를 하며 어물쩍 웃어넘기던 모노였는데,

그날의 모노는 조금 달랐다.

마치 무엇인가를 굳게 결심이라고 한 듯, 진지하고 결연하게 까지 보였다.


모노가 울고 불며 대성통곡하는 모습까지 본 비비드는

모노의 모든 모습을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심각하게 분위기를 잡는 모노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비비드, 아무래도 비비드는 <무지개섬>으로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모노는 비비드에게 처음 보여주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모노! 진심으로 하는 말이에요?"

"비비드! 거울을 봐, 비비드의 색깔이 빠지고 있어."

"그래서요?, 그게 뭐 어쨌는데요?"

"비비드가 점점 색깔을 빼앗기고 있잖아. 그게 <회색도시>때문인지, 아니 어쩌면..."

"어쩌면... 나 때문일지도 몰라. 그러니까 그만 <무지개섬>으로..."

"모노, 고작 입을 열어한다는 말이 그거예요?"


색깔이 옅어지든, 잿빛의 반점이 생기든 비비드에게는 상관없었다.

설사 온몸이 잿빛으로 물들어, 모든 색깔을 빼앗기더라도

지금 비비드에게는 전혀 중요치 않았다.

모노만 있다면, 모노와 함께 할 수만 있다면

비비드에게는 그런 건 상관없었다.


그때에 비비드에게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모노만 있다면...'

그때의 비비드는 그렇게 생각했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다.

그때의 비비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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