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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채 Oct 20. 2024

선물

2024년 10월 3주 차

 요즘은 자주 만나지 못한다면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생일선물을 주고받는다. 나도 생일이면 이런 선물을 많이 받았는데 선물을 해준 마음은 고맙지만 현관에 쌓여있는 택배 상자들을 보면 언제 다 뜯나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택배 상자를 뜯는 순간이 설렌다고 하지만 쇼핑을 즐겨하지 않는 나는 택배 상자를 뜯는 건 귀찮기만 하다. 뜯는 것도 일이지만 선물을 뜯고 나온 포장재들을 분리수거하는 게 더 일이다. 그리고 이게 무슨 자원낭비인가 싶기도 한 마음이 가장 크다.


 그래서 이번엔 카카오톡에서 친구들에게 내 생일 알림이 뜨는 설정을 껐다. 그리고 자주 만나지는 못 해도 항상 카카오톡으로 생일 선물을 주고받던 대학 친구들에게도 이제 선물은 안 줘도 된다고 말했다. (친구들은 나에게 선물을 줄 수 없냐며 아쉬워하긴 했다.) 내가 일상에서 필요한 것들을 스스로 살 여력은 충분히 되며 이제 나에게 진짜 필요한 것들은 집이나 자동차 같은 것들인데 이런 것들을 선물해 달라고 할 순 없다. 축하하고 챙겨주는 마음은 꼭 물질이 아니라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선물 대신 따스한 축하 한 마디씩만 해달라고 했다. 각자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내 생일을 잊지 않고 챙겨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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