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연애에서의 풋풋하고 연약한 감정들을 잘 다져서 결혼이라는 중대사까지 결심한 커플들에게 자본화된 결혼문화는 사회적 계급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인식만 확고하게 만든다. 가격별로 분류화된 예식준비처럼 우리의 인생도 한 범주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재확인시켜줄 뿐.
지방 대학에서 미대를 졸업한 후에 백화점에서 고급 다이어리를 판매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촌언니는, 그래픽디자인에 대한 꿈을 놓지 못해서 서른이 다되어서 서울로 상경한 후에 양재에 위치한 작은 규모의 디자인 회사에 취업 후 밤낮없이 열심히 달리다 보니 어느새 38살이 되었다. 얄팍한 사장님 아래에서 주 3일 이상 야근을 해가며 8년간 버틴 경력으로 어찌 됐든 이직을 노려볼 만해지자 최근에 퇴사를 결심하고 몇 개월을 쉬던 도중 소개팅으로 5살 연하의 남자친구도 생겼고, 결혼까지 결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경력에도 쉽지 않은 이직과 결혼식에 대한 비용 부담은 다시금 현실의 고뇌에서 벗어나기 힘들도록 만들고, 결혼 제반비용 마련을 위해 젊음의 희생을 강요당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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