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스마트 할버지 41, 모자 씌우기와 옷 입히기
육아 휴가를 내고 하루 종일 아가를 돌봐주다 보니, 사위가 무척 심심했던 모양입니다.
손수건을 이용해 손녀에게 다양한 모양의 모자를 만들어 씌우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웃는 얼굴, 무뚝뚝한 얼굴, 새침한 표정, 불만 가득한 표정까지...
손녀의 표정이 시시각각 바뀌는 사진이 계속 카톡에 올라옵니다.
저녁때가 되어 아가를 목욕시킨 후 이번에는 손톱도 깎고, 우주복 입히기 놀이를 하는 모양인데 답답하고 불편한 옷 때문인지 자꾸 울고 있네요.
갑작스러운 단수
저녁 7시 무렵, 딸아이로부터 갑작스럽게 물이 안 나온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딸이 사는 아파트 단지는 1기 신도시 조성 당시 지어진 곳으로, 준공한 지 벌써 3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크고 작은 문제들이 하나둘씩 생기고 있네요. 그나마 다행인 건, 아기를 씻긴 직후에 단수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사위와 딸은 긴급회의를 거쳐, 단수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 집으로 아기를 데리고 피난 오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누구 마음대로?). 만약 딸네 가족이 우리 집으로 피난을 온다면, 아기 용품을 포함해서 한 살림을 옮겨올 테니, 불필요한 짐은 미리 정리해 둘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벌써 머릿속에는 어떤 물건을 어디로 옮길지 시뮬레이션 중입니다.
다행히 한 시간 뒤, 단수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비상 상황은 해제되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한 여름철에 단전이나 단수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단수나 단전이 잠깐이라면 견딜 수 있겠지만, 반나절 이상 지속된다면 일상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이런 상황이 내일 출근 때까지 이어진다고 생각하니, 머릿속이 갑자기 깜깜해지네요.
씻는 것도 걱정이지만, 23층을 계단으로 걸어 내려가는 일 역시 만만치 않은 걱정거리입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