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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신러너 May 27. 2024

고립되어 글쓰기에 필요한 재료(3)

가까이에서 나를 지지해 준 소중한 난장이를 소개합니다

<지난 연재>

재료를 구하러 서점에 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첫눈에 느낌이 오는 책을 우선 집어 들고 책 표지 안쪽에 날개를 펴서 어떤 사람인지 유심이 살핍니다. 아무래도 한 번쯤은 들어본 유명한 사람에게 귀 기울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세상에는 위대한 천재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 같습니다. 나도 세상을 바꾼 스티브 잡스와 일론 머스크의 팬입니다. 이들뿐이겠습니까. 이들의 전기에서 위대함을 느끼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더 나아가 극히 일부분은 우리 삶에 적용해 보는 것도 아예 불가능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구상에 미스터 잡스와 미스터 머스크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파급력은 대단합니다만 나에게 직접적으로 전해지는 에너지는 미미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세상을 바꿀 그 파급력은 대단하지만 나에게 도달하기에는 너무나도 멀기 때문입니다. 두 개척자 잡스와 머스크의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작슨[1][2] 정도는 되어야 진정한 의미의 파급력을 원본 그대로 느꼈을 겁니다. 현실적으로 나로서는 스티브 잡스는 고인이 되어 이제 만날 수 없습니다. 평생에 일론 머스크를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면 '못 만난다'가 현실적입니다.

위대한 파급력은 나에게 도달할 때까지 실제로 물리적 거리가 멀어서 나에게 전해지는 동안 그 힘이 작아집니다. 상식적으로도 말이 됩니다. 이것은 물리법칙입니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아주 큰 것에서부터 아주 작은 것에까지 모두 이 물리법칙을 따릅니다.


아주 큰 것에는 지구와 달 사이에 상호작용입니다. 지구와 달이 얼마만큼 서로 영향을 주는지 수식을 보면 재미있습니다.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 수식에서 분모에 반지름 r을 두 번 곱한 것 r² 이 있습니다. 지구와 달 사이에 영향을 주고받는 힘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합니다.

아주 작은 것에는 플러스 마이너스 성질을 띄는 전하에도 똑같이 작용합니다. 아주 큰 것이나 아주 작은 것이나 수식이 닮아 있다는 것은 참 아름다워 보입니다. 아주 작은 것에서도 똑같이 분모에 반지름 r을 두 번 곱한 것이 있습니다. 두 전하 사이에도 거리가 멀수록 제곱에 반비례하는 '역제곱 법칙'*이 성립하는 것입니다.

만유인력의 법칙[3]**
쿨룽 법칙[4]**

제곱에 반비례하는 역제곱 법칙은 우리가 3차원 공간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공이 있다고 하면 그 표면적이 4πr²입니다. 중앙 소스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는 공이 클수록 넓은 표면적에 골고루 뿌려져야 하니까 도달하는 에너지는 그만큼 미미한거죠. 아주 큰 지구와 달의 관계와 아주 작은 플러스-마이너스 전하 관계 그리고 빛까지도 거리가 멀수록 그 세기는 거리에 대해 1/r² 만큼 줄어듭니다. 이 법칙은 우리 삶에는 적용될 수 있습니다. 물리적으로도 그리고 정서적으로도 가까운 사람일수록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더 클 수도 있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입니다.


책으로 위대한 사람에게 배우는 것은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그들의 지혜와 경험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시야를 밝혀 주니까요. 그것 못지않게 주변에 나와 아주 가까이에─r이 아주 작은─사람들에게서 보다 많은 지혜를 직접적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소중함을 자주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가깝다는 이유로 귀 기울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도 위대한 가르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삶의 태도 가치관 경험담까지 우리에게 소중한 깨달음을 줄 수 있습니다.


멀리 있고 너무 커서 범접할 수 없는 위인이 나에게 '거인'이라면 가까이에 소중한 사람은 작은 '난장이'입니다.*** 우리는 유명하고 성공한 사람들을 동경하며 그들의 삶에서 교훈을 얻으려 합니다. 우리 곁에서 묵묵히 우리를 지지해 주고 사랑해 주는 '난장이'의 소중함은 간과하곤 합니다. 세상의 기준에 휩쓸려 그들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겁니다. 키가 작아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해서 나에게 전해지는 영향력이 작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백설공주 이야기처럼 왕자는 백설공주에게 구원입니다. 백설공주를 깨운 것은 왕자의 입맞춤이지만 백설공주를 늘 곁에서 보살피고 구원으로 가는 길을 인도한 것은 정 많은 난장이들입니다. 난장이들이 없었다면 백설공주는 결코 왕자를 만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인생이라는 숲을 볼 때도 우리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는 시야를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숲을 헤쳐나가는 것은 작은 길을 안내해 주는 것은 ‘난장이의 손'입니다.


내 곁에 가까이에 있어온 소중한 사람의 사랑과 지지가 없다면 내가 서 있는 위치에 와 있을까 생각하면 무한히 감사할 따름입니다. 여태껏 나의 인생 여정에 손 잡아준 작은 난장이는 내 삶 곳곳에 있어 왔습니다. 앞으로 나의 여정에 손 잡아줄 '미래의 운명적 난장이는 누구일까'기대해 보면 하루를 감사하게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나와 가까운 사람들 속에서 지혜를 발견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동료, 스승 그리고 가족처럼 가까이에 있어 한 없이 작게 보였던 작은 난장이 이야기를 다음 챕터 '감사하게 글쓰기'에서 합니다.




[1] 월터 아이작슨 <스티브 잡스>

[2] 월터 아이작슨 <일론 머스크>

[3] (위키) 만유인력의 법칙

[4] (위키) 쿨롱 법칙


*05~09화:    근면하게 글쓰기
*10~15화:    채집하는 글쓰기
*16화~25화: 고립되어 글쓰기
*26화~      : 감사하게 글쓰기



*역제곱법칙

역제곱 법칙: 소스 S에서 거리 r에서 A만큼, 2r에서 제곱되어 4A, 3r에서 제곱되어 9A만큼 분산됩니다. 기하학의 아름다움은 명료한 것에 있는 것 같습니다.

**F(Force)는 힘입니다. m(mass)는 질량이고요. G는 중력상수입니다. 중력상수는 말 그대로 상수입니다. 불변하는 숫자라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이 숫자가 무엇이지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G=6.67430e-11입니다. 단위는 생략하죠. 이 숫자는 측정으로 얻어집니다. 과학의 기반이 측정이니까 그 측정은 이렇게 합니다. 비틀리는 저울 양팔에 작은 공을 달고 큰 공에 얼마큼 다가가는지 측정해서 중력상수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이 인력은 너무 작아서 우리는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습니다만. 대략 두 자동차 사이에 인력이 모래알 한 개의 무게정도입니다.

***난장이는 표준어로 잘못된 표현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난장이라고 쓰고 싶습니다. '대장장이'처럼 특별한 기술을 가진 사람에게 '-장이'를 붙인다고 합니다. '난쟁이'라는 그저 작은 존재란 느낌을 주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장이'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쓴 '난장이'는 그 무엇이 작을 수는 있지만 나에게 큰 가르침과 도움을 준 분들을 상징합니다. 이런 식으로 한글을 내 멋대로 쓴다고 세종대왕님께서 노하셨다면 그땐 다시 고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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