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반짝

3월 25일 (10)

by 화니와 알렉산더

시간의 서슬이

일순 반짝인다


서슬이 반사한 빛이

내 감은 눈 위로 떨어지면


나는 한심하게 눈을 뜬다


맹금이 눈에 들어온다


내가 죽었는지

아직 안 죽었는지

응시하며

내 머리 위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을

서성인다


시간의 서슬이

일순 번쩍인다


언제 또 눈을 감았지


나는 한심하게 눈을 뜬다


물을 찾으러

거울 앞을 지나는데

나는 거울을 바라보지 못 한다


물에 내 얼굴이 비칠까 봐

눈을 감은 채 컵을 든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9화프루스트 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