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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현 May 06. 2024

(15) 고백합니다


고백합니다.

그간 제 암극복기를 전해드리며

많은 사람들을 위로한다고 착각했지만,

사실..

실은..

제가 그 간의 삶을 위로받고 있었습니다.


저는 내성적인 사람으로

제 주변 사람들과만 소통하는

자기 안에 갇혀 있는 사람이었던 거 같습니다.

한 번 산 옷과 신발은 최소 5년~최대 20년을 입고

한 번 사귄 사람은 가늘고 길게 인연을 유지하지만

인간관계를 넓히지는 않는..

아주 고지식한 사람이었습니다.


직업상 몇 백 명 앞에서 강의하는 사람이라

아무도 저를 그렇게 보지 않지만..

서너 명 이상 하는 모임을 불편해하고

다수와 어울리는 걸 극도로 싫어했습니다.


그런 사람이 암을 마주하고 나서는,


그 시간을 온전히 내 몸으로

시간의 바닥을 비비며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과정에서..

바닥을 치니 여유가 생겼고

올라오며 이것저것 배우게 됐고


또 그 과정에

마음의 병을 앓고 딱지가 생기고

새살이 돋고 내성이 생겼습니다.


암이 ‘마음의 병’을 동반하여

그로 인한 성장을 한 주제에~


아직도 친구에게 남편 흉을 보며

‘이놈의 중딩~ 중딩~’ 하면서

대단한 사랑을 하는 것 마냥 쓰고는..


그걸 보고 위로하시는 댓글에 눈물짓고

읽고 또 읽고를 반복하며

혼자 위안받고..


시어머니의 설움도 이혼할 수 없어서

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놓고

큰 사람인 마냥.. 참고 사는 사람인 마냥..


그걸 보고 위로하시는 댓글에

스스로를 칭찬하며

정말 큰 그릇이 되어야겠다 다짐하고..


별 것도 아닌 나에게

고민 털어놓은 댓글들에

어쭙잖은 위로 몇 자 쓰면서

내 일인 마냥 눈물 흘리는 나를 발견하고..

내 마음이 자라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자랄 수 있게 해 주시고

생각의 틀을 넓혀 주셔서~

부끄럽고, 감사하고, 벅찬 이 마음을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30대 여자가 위암에 걸릴 확률,

항암 부작용에 걸릴 확률,

딸이 전기화상 입을 확률,

평범한 사람이 브런치 작가가 될 확률.

이 모든 확률을 뚫기 어렵지 않았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일어난 인간사라는 걸~

누구나 각자에게 몫이 있다는 걸~

최대한 타인의 시점으로 말해보고 싶었습니다.


브런치를 시작한지 2주도 채 되지 않은..

고작 글 4개 올린 시점부터

브런치에 몇 일째 1위의 자리에 있으면서

조회수가 5000이 아닌 50000의 숫자를 보고

이런 따듯한 관심에..

감사의 마음으로 확언 글을 써 봅니다.


앞으로

제가 제 삶을 열심히 살아내는 것과

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걸

확언하고 싶습니다!


지나고 보니 완치에 필요한 것은


하나. 나만의 몫을 온전히 감당하는 것

둘. 그리고 시간의 흐름

셋. 여러분들의 응원과 지지


이렇게 셋이었던 것을

저도 글을 쓰는 지금에야 깨달았습니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빛날현 올림-



다음 주부터는 “혹시 자격지심 있으세요?”편으로

월, 금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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