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합니다.
그간 제 암극복기를 전해드리며
많은 사람들을 위로한다고 착각했지만,
사실..
실은..
제가 그 간의 삶을 위로받고 있었습니다.
저는 내성적인 사람으로
제 주변 사람들과만 소통하는
자기 안에 갇혀 있는 사람이었던 거 같습니다.
한 번 산 옷과 신발은 최소 5년~최대 20년을 입고
한 번 사귄 사람은 가늘고 길게 인연을 유지하지만
인간관계를 넓히지는 않는..
아주 고지식한 사람이었습니다.
직업상 몇 백 명 앞에서 강의하는 사람이라
아무도 저를 그렇게 보지 않지만..
서너 명 이상 하는 모임을 불편해하고
다수와 어울리는 걸 극도로 싫어했습니다.
그런 사람이 암을 마주하고 나서는,
그 시간을 온전히 내 몸으로
시간의 바닥을 비비며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과정에서..
바닥을 치니 여유가 생겼고
올라오며 이것저것 배우게 됐고
또 그 과정에
마음의 병을 앓고 딱지가 생기고
새살이 돋고 내성이 생겼습니다.
암이 ‘마음의 병’을 동반하여
그로 인한 성장을 한 주제에~
아직도 친구에게 남편 흉을 보며
‘이놈의 중딩~ 중딩~’ 하면서
대단한 사랑을 하는 것 마냥 쓰고는..
그걸 보고 위로하시는 댓글에 눈물짓고
읽고 또 읽고를 반복하며
혼자 위안받고..
시어머니의 설움도 이혼할 수 없어서
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놓고
큰 사람인 마냥.. 참고 사는 사람인 마냥..
그걸 보고 위로하시는 댓글에
스스로를 칭찬하며
정말 큰 그릇이 되어야겠다 다짐하고..
별 것도 아닌 나에게
고민 털어놓은 댓글들에
어쭙잖은 위로 몇 자 쓰면서
내 일인 마냥 눈물 흘리는 나를 발견하고..
내 마음이 자라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자랄 수 있게 해 주시고
생각의 틀을 넓혀 주셔서~
부끄럽고, 감사하고, 벅찬 이 마음을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30대 여자가 위암에 걸릴 확률,
항암 부작용에 걸릴 확률,
딸이 전기화상 입을 확률,
평범한 사람이 브런치 작가가 될 확률.
이 모든 확률을 뚫기 어렵지 않았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일어난 인간사라는 걸~
누구나 각자에게 몫이 있다는 걸~
최대한 타인의 시점으로 말해보고 싶었습니다.
브런치를 시작한지 2주도 채 되지 않은..
고작 글 4개 올린 시점부터
브런치에 몇 일째 1위의 자리에 있으면서
조회수가 5000이 아닌 50000의 숫자를 보고
이런 따듯한 관심에..
감사의 마음으로 확언 글을 써 봅니다.
앞으로
제가 제 삶을 열심히 살아내는 것과
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걸
확언하고 싶습니다!
지나고 보니 완치에 필요한 것은
하나. 나만의 몫을 온전히 감당하는 것
둘. 그리고 시간의 흐름
셋. 여러분들의 응원과 지지
이렇게 셋이었던 것을
저도 글을 쓰는 지금에야 깨달았습니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빛날현 올림-
다음 주부터는 “혹시 자격지심 있으세요?”편으로
월, 금 인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