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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이름으로
새 국면에 접어들다...

<미국의 목가>

by giant mom Feb 27. 2025

    후배가 <미국의 목가>라는 책을 소개해 주었다.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고. 읽으면서 그 후배가 권해 준 이유를 알았다. 그 책은 대단히 "미국적인" 작품이다. 필립 로이스가 자신의 작품에서 미국적이란 단어의 정의를 이렇게 내린다.  바로 욕망으로 살아내는 자들이라고. 인간이 갖고 있는 욕망을 적나라하게 있는 그대로 날 것으로 보여준다. 학생들과 토론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포장하고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이미 다 드러나 주변 사람들은 다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내 욕망은 무엇일까. 

브런치 글 이미지 1


   내가 바라는 바가 있다. 그런데 이 바라는 바가 함께 살고 있는 남편에게는 절대로 실현될 가능성이 없다. 내 손에 달려 있지 않는데, 그것을 욕망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있을까. <미국의 목가>에서도 미국적 욕망을 지닌 스위드가 폭탄테러사건에 주요 용의자로 지목된 자신의 딸을 구원하고자 몸부림친다. 욕망의 끝자락이 보이는 데도 왜 그리도 집착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스위드가 자신의 딸을 향하여 그 딸을 돌이키고자 치열하게 설득하는 것처럼, 난 남편을 내 기준과 내 스타일대로 설득하길 원한다. 금실 좋은 부부들이 하는 행위와 태도와 말들을 하고 싶다. 관계가 좋은 부부들을 보면 부럽다. 비교하는 것처럼 좋지 못한 것이 없다 하지만, 비교하지 않는 이승 사람이 존재하기나 할까.


    그 사람의 몫과 내 몫이 다르다. 땅따먹기를 하는 것과 같이, 내가 땅을 차지하는 방법과 그가 땅을 차지하는 방법이 다르다. 서로 다른 사람이 한 공간에 살려면 방법은 하나다.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 남편은 이것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다. 남편의 가장 큰 특기 중 하나는 교묘하게 그 경계를 넘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재능. 화를 낼 만한 명분을 제공하지 않는다. 

   

     조지 오웰은 <문학을 지키는 예방책>이라는 짤막한 에세이에서 '자기 검열'에 주목한다. 글을 쓰는 자들이 스스로의 현주소와 위치를 점검해야 함을 말이다. 그 시대 역시 글을 쓰는 자들이 사회 내의 대체적인 풍조 때문에 좌절한다는 것이다. "극소수의 부자들에게 집중되어 있는 언론, 독점 지배되고 있는 방송과 영화, 책을 사는데 돈을 쓰지 않으려는 대중 ㅡ 거의 모든 작가들은 생계를 위해 돈이 되면 아무 글이나 쓸 수밖에 없다"(21)  작금의 세태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나의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내 부끄러운 욕망을 하나하나 나열하여 우리 시대의 표본임을, 동시에 이 표본에서 조금이나마 비껴갈 수 있음을 소수의 나의 독자들에게 나 스스로에게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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