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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들리는 민들레 Feb 02. 2024

32. 단지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당신과 나의 고통







전쟁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렵다.


누군가가 말했다. <전쟁은 쉽다. 전쟁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다.>라고. 그 말이 너무나 크게 와닿아서 한참을 머문 적이 있었다.

국가들이 외교를 하는 이유는 상호 간의 협력을 이끌어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며 전쟁을 겪지 않기 위해서다.


관계 역시 그렇다.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누고

노력해야 관계가 성숙해지고 다툼을 겪더라도 회복할 수 있다. 상대방을 비난하고 싸우는 일은 오히려 쉽다. 서로가 만족하기 위해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좋은 방식을 찾아내는 과정이 더 오랜 시간이 걸리며 인내심 또한 필요하다.








쉬운 일과 어려운 일


쉬운 일과 어려운 일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일, 분노하고 경멸하는 일은 쉬운 일이지만, 이해하고 수용하고 사랑하는 일은 그보다 훨씬 어렵다. 자기 자신 역시 미워하고 경멸하기는 쉽지만 사랑하고 인정하고 수용하는 일은 훨씬 어렵다. 그래서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한때의 이슈까지 되지 않았던가.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이 소중하므로 타인도 소중함을 안다. 모든 사람이 자기와 다르지 않음을 안다. 그러나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자기가 소중하지 않기 때문에 타인도 소중하지 않고 그래서 무시하고 멸시하고 경멸하고 미워하고 분노하고 원망한다.





단지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단지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가 살아가며 받는 관계 속에서의 상처는 대부분 그렇게 일어난다. 칼로 베이거나 찔리지 않더라도 미워하고 경멸하며 분노하고 원망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결국 그 감정들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데에서 흘러나온다. 받는 상처 주는 상처, 모두 본질은 거기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극악무도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때로 누군가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줄 수 있다. 칼이나 총을 들어야만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몇 만 명의 사람이 죽기도 하는 것이다.


인류는 긴 시간 미워하고 증오하고 경멸해 왔고 그래서 무수한 침략과 전쟁을 겪었다. 그것은 개별적인 인간들이 긴 시간 동안 자기의 존재 자체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는 더 깊은 눈으로 자기를 바라보고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나라는 존재 자체를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큰 인류애인지도 모른다.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것, 그런 사람들이 번지고 퍼져가는 일이 무너져가는 이 세계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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