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단 Mar 16. 2024

학원 '뺑뺑이'가 뭔가요?

캐나다 생활과 관련된 글을 쓰면서 지인에게 한국 교육과 다른 점에 대해 물어 본 적이 있다.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녀에게 한국에서 흔하다는 학원'뺑뺑이'차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긴 설명을 주욱 듣고 나서야 이해가 되었다. 캐나다에는 없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보겠다. 지금 아이는 5살 킨더가든(유치원)을 다니고 있다. 

오전 8시 20분에 학교 앞에 데려다 주어야 하고 오전11시 20분에 문 앞에서 기다려야 한다. 아이들이 나오는 시간이기 때문이다.(온타리오주는 만 4세부터 오후 3시 반까지 풀타임을 하게 된다)


오전 11시 15분 쯤 되면 아이를 데리러 오는 학부모들(혹은 할머니 할아버지)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그리고 아이들이 나오면 두 부류로 나뉜다. 부모의 품에 가던지 데이케어 차를 타는 줄에 서든지.


우리 아이는 데이케어를 보내지 않지만,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사람들은 아이를 데이케어차가 픽업을 해서 바로 기관으로 보내준다. 그리고 그 곳에서 놀면서 부모가 데리러 올 때를 기다린다.


데이케어 외에 학원차는 없다. 사실 한국에는 길을 지나다니면 무수히 보이는 학원 간판을 여기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아이를 피아노 레슨이나 무언가를 시키려면 열심히 찾아보아야 한다. (없는것은 아니다) 그리고 비용도 비싼 편이다.


 레크레이션 센터나 커뮤니티와 같이 다른 기관에서 아이를 피아노와 같은 악기, 미술, 하키 등의 스포츠를 시키려면 거의 부모가 함께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는 픽업 서비스를 해야 한다.


그래서 한국에서 아이를 그렇게 학원에 보내던 부모들은 여기에서는 정말 불편하다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은 환경에 적응하기 마련이다. 이 곳에서 학원 뺑뺑이를 보내지는 못하지만 그 대신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아이가 하키를 하게 되면 '하키맘'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아이의 그 모든 스포츠의 배움과 성장의 과정을 함께 해 나가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사교육이 드라마나 영화화 될 정도로 핫하고 경쟁도 치열한데 이 곳에서는 정말 딴 세상 이야기이다. 미국도 교육열이 높다고 하는데 이건 캐나다만의 특성인지도 모르겠다. 아니, 캐나다에서도 아시아 사람이나 인도 사람들의 교육열은 높은 것이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그냥 내가 너무 아이의 사교육에 무심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무심한 나도 여기서는 너도 나도 하는 사교육에 마음 졸이면서 눈치 볼 필요가 없다. 아직은 집에서 실컷 놀고 아이가 행복해 보이기 때문이다. (도서관은 많이 다닌다) 앞으로 정말 하고싶다는 것이 있다면 잘 알아보고 하게 해 주고 싶다.


한글도 영어도 대충 가르쳤던 아이가 학교에 가서 단어도 읽고, 문장도 읽는다. 한글도 문장을 읽기 시작한다. 그리고 오늘 놀란 것은 더하기를 열심히 적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재미있나보다.

앞으로도 배움의 과정에서 흥미와 재미를 느끼면서 자라면 좋겠다. 


학원 '뺑뺑이'는 없지만 대신 부모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이 내가 생각하는 캐나다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이유이다. 






이전 03화 캐나다 어린이집에도 카메라가 있나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