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외출, 드디어 귀가
집에 오면 끝날 줄 알았어
출발 10분 만에 잠에 든 코코를 보며 또 입방정을 떨어 버린 아빠는 다시 벌을 받아야 했어. 5분 정도 자더니 울기 시작한 코코의 울음이 전혀 그치질 않았거든. 그런데 아무리 옆에서 노래 불러주고 내 손가락을 물게 해 줘도 토닥거려 줘도 아무것도 소용이 없었어. 혹시 기저귀 이슈인가 해서 냄새도 맡아봤지만 역시나, 아니었어. 운전하는 아내에게 물었지.
'얘 왜 이럴까? 아무것도 소용이 없네.'
'배고픈 거 아니야?'
'아직 이유식 먹고 두 시간밖에 안된 거 같은데?'
'아냐, 맞는 거 같아. 분유 두 번 먹을 거 있으니까 이따 잠깐 옆에 차 대면 분유 좀 줘보자.'
'아닐 것 같은데..'
그래도 아내가 시키는 건 해야 한다고 배웠기에 잠시 갓길에 세운 차에서 급하게 분유를 탔어. 카시트에 앉아있는 코코 입에 탁 갖다 댄 순간 진짜 숨도 안 쉬고 먹더라. 역시 엄마의 판단은 옳아. 무조건이야. 아빠들은 항상 기억해야 해. 엄마가 아기가 그런 거 같다고 하면 그런 거야. 토 달지 마. 역시 아기를 젤 잘 아는 것은 엄마였어.
그렇게 달리는 차 안에서 수유를 기분 좋게 마친 코코는 아빠 손가락 치발기를 열심히 씹고 뜯고 맛보면서 행복해했어.
한 시간쯤 달려 휴게소에서 잠시 쉬는데 카시트에서 꺼내 코코를 허벅지에 앉혀두고 놀던 중, 기저귀 이슈가 터졌어. 난 새삼 대한민국에 사는 것을 감사하며 아내가 바로 검색해서 찾아준 수유실로 갈 수 있었어. 허름한 휴게소라도 수유실은 있더라. 대한민국 만세.
그렇게 밥부터 기저귀, 잠까지 해결한 코코는 남은 귀갓길은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어. 안도감 같은 것이 우리 부부를 감싸주었지.
'드디어 집이다.'
코코가 좀 더 클 때까진 다신 긴 외출을 하지 않겠다 다짐하며 짐 정리를 하는데 코코가 더 보고 싶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고모와 사촌 형, 누나의 방문이 시작되었어.
온 가족의 사랑과 관심을 받은 코코는 또다시 그 우렁찬 목소리를 모두에게 들려주었어. 이제 초등학생이 되는 조카는 코코가 자기를 보고 울었다고 같이 울어버리고, 코코는 엄마 품에 안겨 있으면서도 뭐가 불안한지 계속 울 준비가 된 표정이었어. 눈물의 가족 모임은 초등학생 조카가 조금 진정이 되고 코코도 진정이 되어 같이 웃고 고모들에게 안겨서 재롱을 피우는데 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결론적으론 모두 행복하게 마무리가 되었어. 수면 루틴이 조금 빠른 코코덕에 같이 저녁식사도 못하고 헤어졌지만 아마 모두가 행복했을 거라 믿고 있어.
모두가 떠나고 이제야 원래 우리 집처럼 조용해졌지만 코코의 힘든 하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었나 봐. 평소에 한번 자면 다음 날 아침까지 깨는 일 없이 자던 코코가 뭐가 그렇게 억울하고 힘들었는지 몇 시간에 한 번씩 대성통곡을 해댔어, 새벽까지.
'코코가 많이 힘들었구나. 고생했어. 고마워 아빠의 아빠가 늦은 박사학위를 받는데 가장 기쁜 선물이 되어주어서.'
그렇게 모두의 선물인 코코의 너무 힘든 하루는 저물었어. 다크서클이 발끝까지 내려온 코코 엄마아빠만 남겨두고.
다시는 입방정 떨지 않겠습니다. 아기와 함께 하면서 방심하지 않겠습니다.
아빠 놈, 입은 닫고 마음만 열어라.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