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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신냉전의 한복판에 있는 대만과 선택의 기로에 선 반도체 산업
발간일: 2025년 4월 17일
읽은 시기: 2025년 8월
(냉전 2.0) 20세기 후반 미소 냉전을 거쳐 2025년 미중 냉전 시기가 도래했다. 유럽과 중동은 이미 열전의 한복판이 됐지만, 저자는 동아시아 전쟁은 인명피해 없이 기술과 경제를 중심으로 하는 냉전 양상이기를 희망한다. 미국은 러우 전쟁을 서둘러 끝내고 아시아로 전략 자원을 집중하고 싶었지만(pivot to Asia) 러우 전쟁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으며, 아시아에서 열전이 발발한다면 가장 큰 충돌 예상 지역은 대만 해협으로 꼽힌다.
(트럼프의 진정한 경쟁 상대) 시진핑이 아니라 중국 전체의 산업 생태계 그 자체다. 인구 1억 명 이상 국가 중 중국 제조업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국가는 멕시코, 인니, 인도, 베트남, 필리핀 정도이다.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허브를 확대하는 것이 최선의 수이며,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 4년을 그저 기다리며 인내하며 버틸 가능성도 있다.
(대만의 역사) 17세기 네덜란드·스페인 상인 지배를 시작으로 1683년 청 제국이 편입했고, 1895년 시모노세키조약 이후 50년간 일본 식민 통치를 겪었다. 1945년 국공내전 패퇴한 중화민국 정부가 타이베이로 이전하면서 계엄 통치가 시작됐으나 1987년 해제 후 민주화가 정착됐다.
일제의 식민 통치가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하는 것 같으며, 일본 문화에 굉장히 호의적이라고 한다. 반대로 중국에 대한 감정은 좋지 못한데, 현재 집권여당인 민진당은 초대 총통이었던 장제스를 기리는 중정기념관을 철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인구구조와 소득분포) 2025년 기준 2,300만 명, 65세 이상 비율 19 %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중위연령 44.8세, 합계출산율 0.86, 낮은 이민 유입으로 2070년에는 인구가 1,500만 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도시화율이 높지만 고령화 속도가 빨라서 노동공급, 연금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있다.(때문에 대만 MZ들은 대만을 자조적으로 귀신섬이라고 부른다. 어 이거 완전..?)
1인당 명목 GDP는 대만 3.4만 불, 한국 3.6만 불로 격차가 크지 않아 보이지만, 한국 노동자가 평균적으로 약 40% 높은 월급을 받으며 특히 중앙값 격차가 크다. 중앙값 기준 대만 월급은 1,200불(=130만 원), 한국은 250만 원 수준이므로 대만 상황이 좀 더 나쁜 것 같다
(대만 가권 지수) 1971년 개장했으며 현재 편입 기업은 1031개지만 상위 100개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이 전체의 82.4%로 소수의 대형주가 전체 시가총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TSMC, 폭스콘 등 유수의 반도체 기업 비중이 높아 IT 비중이 전체의 68%고, 이들은 반도체 48% 장비/부품 11% 하드웨어 7.3%로 분해된다. 10년 전에 가권 지수와 코스피의 ROE는 12%로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동기간 한국의 수익성은 반토막 난 반면 대만은 오히려 개선됐고, PBR 밸류에이션은 3배 정도이다.
(대만 부동산) 최근 12개월 성과가 가장 안 좋았던 업종은 부동산 업종으로 시총 비중은 1%에 불과하지만 기업 숫자로는 4.2%를 차지하는 소형주 구성이다. 대만 25년 상반기 부동산 평균 공실률은 9.3%, 소득대비가격비율(PIR)은 10.8배, 임대료대비가격비율은 (PRR) 47배다. 부동산 통계는 집계 기관마다 통계치가 다소 다른데, 국제 방식으로 서울과 타이베이만 비교했을 때는 엇비슷한 수치로 보인다.
(대만 소비, 금융) 상장 기업의 숫자로 보면 임의소비재 기업들의 숫자는 183개로 많지만 이들의 시가총액 비중은 3.6% 수준에 불과했다. 임의소비재, 필수소비재 가리지 않고 최근 12개월 성과가 좋지 않아 모멘텀이 별로다.
푸본생명, 유안타금융 등 한국에도 상장된 금융 그룹이 사실은 대만계 자금인 경우가 많다. 푸본금융은 대만 금융업종 내 시가총액 1위, 유안타는 7위다.
(대만 IT) TSMC로 대표되는 대만의 파운드리 기술은 세계를 선도하며 대만의 주가지수에 투자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대만 IT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시총 2위인 폭스콘(대만 상장명 Hon Hai)의 경우 중국 현지에 공장도 많고 중국인들을 많이 고용하고 있다. 최근 IT 업종의 성과를 분해하면 반도체가 아니라 장비, 하드웨어 기업들이 성과를 방어하고 있다.
(선택의 기로에 선 TSMC의 전략) 미중 경쟁 구도 하 대만 기업들은 전략 품목의 중국 내 생산 기지를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거 인텔이 AMD에 양보해 경쟁사의 생존 기회를 제공했던 것 과는 달리, TSMC가 삼성 등 주요 경쟁사에 핵심 기술을 이전할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글로벌파운드리 같은 2선 업체들이 현실적인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는데, 2 나노 공정을 이미 완성한 TSMC 입장에서는 10 나노, 7 나노 등 두세 대 이전 기술을 글로벌파운드리에 이전해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 트럼프의 미국 제조업 리쇼어링 정책을 전략적으로 이용해, 미국의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미국 언론계에 더 강력한 발언권을 확보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