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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피킹

사과해

가을에는 애플 피킹을 갑니다. 사과를 따러 가는 거죠. 사과나무 보신 적 있나요? 두꺼운 나무줄기에 초록 잎사귀가 풍성하게 한가득 있고 그 사이에 빨간 사과가 드문드문 콕콕..

구글 '사과나무 그림' 검색 결과

실제 사과나무는 풍성하다기보다는 길쭉길쭉하게 생겼습니다. 기다란 가지가 사방으로 쭉쭉 뻗어있고 거기에 사과가, 약간 이런 표현은 좀 그런데 벌레 알같이 굉장히 촘촘하고 빡빡하게 붙어 있습니다.

쭉 뻗은 가지에 사과가 벌레(?) 같이 다닥다닥..
의외로 고증에 충실한 페파피그 사과나무 (출처 : 구글)

한국에 살 때는 몰랐는데 미국에 가니 사과 종류도 어찌나 많은지요. 마트에서 파는 사과가 대략 10종 정도 되는데요, 애플 피킹하는 과수원 큰 곳에 가면 30종도 넘습니다. 뭐가 있는지도 몰라요. 그냥 아무 예쁜 단어나 말하면 예를 들어 '핑크 로즈' 그러면 아마 있을 겁니다.

그냥 지어내봤는데 정말 있네요 '핑크 로즈 사과'

한국 사람 입맛에 맞는 사과는 달콤하고 바삭하고 적당히 즙도 많은 종류인데요, 허니 크리스나 후지 사과 같은 걸 사면됩니다. 잘못 사면 너무 딱딱하거나 무르거나 어떤 건 화장품 향 나는 게 걸리기도 합니다.


사과 종류가 많은 만큼 나오는 시기도 다 달라요. 피킹을 가고 싶으면 원하는 품종의 시기를 맞춰서 과수원에 예약을 넣어야 하거든요. 보통 여름 끝물에 선선한 바람이 불면 본격적인 애플 피킹 시즌입니다.

지푸라기로 꾸민 트랙터 수레를 타고 농장으로 출발

인원수대로 예약을 하고 가면 과수원 입구에서 바구니나 봉투를 나눠줍니다. 과수원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재주껏 가득 담아 오면 되는 거예요. 


쉽게 손이 닿는 곳의 사과는 이미 다 털렸기도 하고 높은 데 있는 사과가 볕을 잘 받아서 짱짱하기 때문에 입구에서 장대를 꼭 함께 빌려야 합니다.

높은 데 있어서 손을 안 탄 사과 무리

과수원 사과나무 사이를 걸어 다니면 달달한 사과즙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먹고 싶으면 따서 먹어도 돼요. 가져가는 건 구입한 봉투만큼이지만 먹는 건 무제한입니다. 하긴 누가 사과를 배가 터지도록 먹겠어요. 그렇게 한입 먹고 버린 사과들이 발에 차이도록 많습니다. 배불러서 버리고 맛없어서 버리고 다 먹고 버리고.

바닥은 말 그대로 '사과밭'

한입 먹고 버려진 사과는 빠르게 물러지면서 즙이 많이 나와요. 사과즙은 벌을 불러들이죠. 애플 피킹할 때 조심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벌입니다. 다행히 달달한 게 많기 때문인지 사람을 공격하지는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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