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안구도 운동이 될까?

by 소소산

시력회복법을 다룬 책 외에, 반드시 시력이 좋아질 거라는 믿음으로 선택한 것은 '안구운동기'였다. 이름도 생소한 안구운동기. 어떤 원리인가 하면 크게 원근운동과 명암운동 두 가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여러 책에서도 공통적으로 나왔던 내용이기에 아주 이상한 기기 같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으니, 그런 운동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뻤다.


수정체는 가까운 곳을 볼 때 두꺼워지고 얼리 볼 때 얇아지는데, 시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수정체의 두께 조절력이 저하된 상태인 것이다. 원근운동은 이 조절력을 키워주는 것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몇 초 간격으로 가까운 곳과 먼 곳을 번갈아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리고 명암운동은 어둡거나 밝은 곳에서 빛의 양을 조절하는 홍채의 기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빛이 있는 곳에서 눈을 감고 손바닥으로 눈을 가렸다가 치우기를 반복하면 좋다. - 고 많은 시력회복 관련 책들이 말했다.


내가 고른 안구운동기(구입 후, 다른 기기도 있는 것을 알았다. 오히려 그것에 대한 사용후기가 더 많았지만 '안구'에 통증이 있고 눈물이 줄줄 난다는 후기를 읽고는 사용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역시 궁금하긴 했다)는 얼핏 망원경처럼 생겼다. 하지만 멀리 있는 것이 가깝게 보이는 망원경과는 정반대로 원래의 사물 크기보다 더 멀게 보인다. 셔터가 닫히면 눈앞에 켜지는 가까운 불빛을 보다가 셔터가 열리면 멀리 있는 사물을 본다. 동시에 어두워졌다가 환해지는 것이다.


매일 50분을 투자한 지, 반년이 되어간다. 작은 노력으로 간단히 시력이 회복될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래도 긴 시간, 꾸준히 실천한다면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좋아질 거라는 믿음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의구심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비문증이 낫지 않는다고 해도 발끝 치기를 계속해 나가는 것처럼, 그저 지금 시도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다.


떨리는 시력검사, 건강검진일이 몇 달 앞으로 다가왔다.

keyword
이전 21화0.1로 보는 세상